입시전문가 "선택과목별 유불리 크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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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당국과 입시 전문가들은 문·이과 통합 이후 첫 수능이란 점과 그에 따른 과목구조 개편 등 여러 변수가 있어 예측하기 쉽지 않지만 특정과목 선택에 따른 유불리는 없을 것이라는 게 공통적인 의견이다.
17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오는 11월 18일 치러질 예정인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가장 큰 특징은 문·이과 통합이라는 2015 개정 교육과정 취지에 따라 개편된 영역·과목 구조로 처음 실시된다는 점이다.
국어·수학 영역이 문·이과 계열 구분 없이 ‘공통과목+선택과목’ 구조로 바뀌는 게 대표적인 변화다. 국어의 경우 지난해까지 선택과목이 없었지만, 올해 수능에서는 공통과목으로 ‘독서·문학’을 응시한 후 선택과목으로 ‘화법과 작문’ ‘언어와 매체’ 중 한 가지를 택해야 한다.
계열에 따라 가형과 나형으로 구분해 치러졌던 수학 영역도 ‘수학Ⅰ’과 ‘수학Ⅱ’를 공통과목으로 치르고,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 중 하나를 선택과목으로 응시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국어·수학 외 직업탐구 영역도 ‘공통과목+선택과목’ 구조로 바뀌었다. 다만 1과목만 치르고 싶다면 ‘농업기초기술, 공업일반, 상업경제, 수산·해운산업 기초, 인간발달’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되고, 2과목을 응시할 경우 5개 과목 중에서 선택한 1과목 외에 전문 공통과목인 ‘성공적인 직업생활’을 포함시켜야 한다.
사회·과학탐구 영역은 문·이과 구분 없이 생활과 윤리, 한국지리, 세계사, 물리학Ⅰ·Ⅱ, 화학Ⅰ·Ⅱ 등 17개 대상 과목 중 최대 2개까지 선택해 응시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이밖에 제2외국어·한문 영역이 영어와 마찬가지로 절대평가가 도입되는 점도 올해부터 바뀌는 변화 중 하나다. 제2외국어와 한문 영역도 수험생이 취득한 점수가 아닌 등급 단위로 평가가 이뤄진다는 의미다. 또한 수능 문제의 EBS 교재 연계율은 50%로 축소되고, 영어 영역 문제는 모두 간접연계 방식으로 출제된다.
한국사·탐구 영역 시험에서는 올해부터 수험생에게 한국사와 탐구 영역 답안지가 분리해 제공된다. 필수과목인 한국사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이를 응시하지 않을 경우 수능 성적 전체가 무효 처리되며 성적통지표도 제공되지 않는다.
이처럼 문·이과 통합에 따른 영역·과목 구조에 적지않은 변화가 생기면서 과목 선택에 따른 유불리가 이전보다 더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부 학교 현장에서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서울대 등 상위권 대학의 자연계열 전공에서는 대부분 미적분과 기하를 수학영역 선택과목으로 지정하고 있어 문과 성향이 강한 학생들에게 불리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강태중 평가원장은 수험생들이 얻은 공통과목 점수를 토대로 선택과목별 점수를 보정해 표준점수를 산출하는 만큼 특정과목 선택에 따른 유불리는 없을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강 원장은 지난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올해 수능시행 기본계획 관련 브리핑에서 “올해 수능부터 문·이과 구분이 없어지면서 (국어·수학의) 공통과목 비중을 대략 75% 수준으로 정했다”며 “공통과목 응시 결과가 대체로 선택과목에서 차이를 보정하는데 상당히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영 평가원 수능본부장 역시 “선택과목은 (학생) 자신의 적성이나 향후 진로방향에 따라 선택되는 것”이라며 “선택과목에 따라 누가 유리하고 불리하다는 식으로 접근하는 것은 과거와 같이 문·이과 구분이 있었던 때 가졌던 고정관념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입시 전문가들의 의견도 크게 다르지 않다. 수학 등 일부 영역에서 문과계열 지망생들이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큰 영향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선택과목에 따른 (학생간) 유불리가 전혀 없을 수 없지만 (바뀐 제도를) 통계적으로 보면 공통과목 점수를 토대로 충분히 보정 가능하다는 점에서 합리적인 평가방법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