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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건설사 중 곳간·수주 ‘으뜸’...윤영준 사장 투입 이유 있네

현대건설, 건설사 중 곳간·수주 ‘으뜸’...윤영준 사장 투입 이유 있네

기사승인 2021. 03. 23.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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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좌비율 189.8%, 현금 회전은 구글과 비슷한 수준
수주잔고 42조원 '톱'...해외현장 비용처리로 순이익↓
윤영준 사장 신규 선임, 현장관리 중요해진 상황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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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이 지난해 대형 건설사 가운데 곳간이 가장 넉넉하고 수주잔고도 으뜸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해외사업장에서 코로나19로 인해 발생할지 모를 손실을 선반영하면서 순이익은 낮아졌다. 이 때문에 올해 현장 관리가 지난해 못지않게 중요해질 전망이다. 현대건설 최고경영자(CEO)가 재무통에서 현장통으로 바뀐 것도 이런 흐름과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현대건설이 발행한 2020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연결기준 작년 현대건설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은 3조1868억원으로 은행 예금에 해당하는 단기금융자산 2조3487억원을 더해 5조5355억원의 현금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형 건설사 가운데 가장 많은 보유액이다.

재무안정성도 뛰어났다. 작년 말 연결기준 현대건설의 부채비율은 104.6%로 나타났다. 재고자산을 제외한 예금 등 단기간에 환금할 수 있는 자산인 당좌자산 대비 단기 부채를 보는 당좌비율은 189.8%를 기록했다. 이는 대형 건설사 가운데 최고 수준으로, 통상 부채비율은 150% 이하, 당좌비율은 90% 이상일 때 양호하다고 본다. 재무안정성이 우수하다고 꼽히는 HDC현대산업개발도 같은 기간 부채비율과 당좌비율이 각각 123%, 174.2%로 현대건설만 못했다.

특히 영업활동으로 얻는 현금을 얼마나 빨리 회수하는지 보는 현금전환일수는 독보적이다. 작년 말 연결기준 현대건설의 현금전환일수는 31.9일로, 이는 재고가 거의 없고 설비투자가 적어 현금 회전이 빠른 ‘구글’ 같은 기업의 현금전환일수(20~40일)에 해당한다. 글로벌 대기업들도 현금전환일수가 100일 이하인 경우는 드물다.

이처럼 현대건설은 2018년 최고재무관리자(CFO) 출신 박동욱 전 사장 아래 철저한 재무관리로 건설사들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유동성과 현금 회전률 문제를 해결했다. 그러면서도 수주에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그 결과 현대건설은 지난해 수주잔고가 42조3456억원로 10대 건설사 가운데 가장 많은 물량을 보유하는 데 성공했다. 더구나 현대건설은 다른 경쟁자들이 탐을 내는 도시정비사업 부문에서 지난해 4조7383억원의 수주고를 올리며 업계 1위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용인 수지 신정마을9단지 리모델링 사업, 합정동 447 일원 가로주택 사업, 대전광역시 서구 도마·변동1구역 정비사업 등을 수주해내며 지난해의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건설의 당면과제는 더는 재무안정성이나 수주가 아니다. 바로 현장관리다. 현대건설은 작년 연결기준 순이익이 2277억원으로 전년(5733억원)보다 60% 감소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해외사업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비용(1764억원)을 반영한 영향이 크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실제 현금유출은 없는 상각 비용으로 보수적인 회계처리의 영향”이라며 “발주처와 협의로 다시 환입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오는 25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최고경영자(CEO)로 윤영준 사장이 공식 임명되는 것을 두고 건설업계는 현대건설이 올해 집중적으로 현장관리에 나설 것이라고 보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이 남은 해외사업장은 관리 성과에 따라 실적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국내에선 중대재해법의 통과로 건설사들이 긴장하고 있다.

한 중견건설사 임원은 “건설현장 관리가 확실히 과거보다 어려워졌다”면서 “대형 건설사 CEO들이 최근 재무통에서 현장통으로 임명되는 것도 다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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