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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 지배력 확대하는 최창원의 스몰 SK…3년새 자기자본 8500억 ↑

[마켓파워] 지배력 확대하는 최창원의 스몰 SK…3년새 자기자본 8500억 ↑

기사승인 2021. 03. 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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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폭 확대 위한 마지막 열쇠 꼽혀
지분 100% 지닌 혈액제재 전문기업
계속된 적자로 지원 받아 사업 영위
"바이오 기대감 속 내년 상장 나설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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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
최창원호(號) SK디스커버리가 자회사 지분을 확대하면서 확고한 독립경영 체제를 갖춘 ‘스몰 SK’로 거듭나고 있다. 이달에만 SK가스 주식 공개매수 및 SK플라즈마 투자금 상환으로 각각 지분율을 5%가량 높이겠다고 밝혔다. SK디스커버리는 지난 2017년 12월 SK케미칼 분사 후 지주사로 설립됐다. 최창원 부회장은 에너지와 바이오 두 축으로 회사 성장을 이끌고 있다. SK디스커버리 편입 이후 주요 계열사들은 경영 효율성을 높여 호실적을 내고 있다. 화학과 바이오 사업을 영위하는 SK케미칼은 3년 새 영업이익이 132%, SK가스는 73% 증가했다. SK디스커버리는 1000억원에서 1700억원대로 73%가량 불어났다.

성장폭 확대의 마지막 열쇠는 SK플라즈마 상장으로 꼽힌다. SK플라즈마는 SK디스커버리가 지분 100%(보통주 기준)를 보유한 혈액제재 전문 기업이다. 아직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만약 증시에 상장할 경우, 시장으로부터 자금이 유입돼 지주사의 지원을 줄일 수 있다. SK디스커버리는 재무구조 개선 및 신사업 투자확대를 꾀할 수 있게 된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SK디스커버리는 최근 자회사 지분을 늘리면서 지주회사로의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이달 초 SK가스의 지분 5%를 공개매수해 지분을 72.2%까지 높일 계획을 밝혔다. 또 지난 19일 SK플라즈마는 재무적투자자가 보유하던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매입 및 소각해 투자금을 상환하면서 SK디스커버리의 지분율을 확대했다. 보통주 기준으로 이미 100% 자회사라 경영권에는 변함이 없지만 우선주를 감안한 지분율은 72.10%에서 77.23%로 늘어나게 됐다.

SK디스커버리가 계열사 지배력을 강화하면서 최창원 부회장의 입지도 확고해지고 있다. 최 부회장은 바이오(제약)와 에너지 사업을 필두로 SK디스커버리를 중간지주사로 설립한 후 3년간 꾸준한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 사업부문별 독립경영을 통한 효율성 강화 전략이 먹힌 셈이다. 디스커버리 출범 당시 자기자본은 1조1000억원 규모였지만 2020년 말 현재는 1조9500억원까지 불어났다. 시가총액은 2배 늘었다. 분할 상장 첫날 시총은 5985억원이었지만 이날 기준 시가총액은 1조1700억원을 넘겼다.

특히 SK케미칼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SK케미칼 영업이익은 2018년(분할 첫해) 457억원에서 2020년 말에는 1063억원으로 급증했다. 132.6% 늘어난 수준이다. 최근에는 백신 자회사 SK바이오사이언스 상장을 마치면서 추가 재무구조 개선이 전망되고 있다. 향후 SK케미칼은 SK바이오사이언스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으로 바이오 관련 투자를 확대하고, 화학 부문에서는 친환경 역량을 확보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할 계획이다.

SK가스는 LPG시장에서 확고한 점유율 1위로, 사업 특성상 진입장벽이 높아 안정적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계열사라는 평가를 받는다. SK디스커버리 계열 회사 중에서 가장 큰 영업이익을 올리고 있다. 3년 새 영업이익은 1030억원에서 1902억원으로 84.7% 늘었다.

SK디스커버리의 다음 스텝은 결국 SK플라즈마의 상장으로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IPO로 자금 확보 및 추가 투자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 바이오 산업에 대한 성장 기대감이 큰 상황이라 내년 중 상장이 전망된다. 지난 2019년 반짝 흑자로 전환했지만 지난해 말 다시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SK플라즈마까지 각각 유의미한 수익을 낼 수 있게 된다면 최 부회장 체제가 안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SK플라즈마가 상장하면 SK디스커버리는 구주 매출 등을 통해 직접적으로 현금을 손에 쥘 수 있다. 현재 SK디스커버리가 보유한 SK플라즈마 지분의 장부가치는 1600억원 수준이다. 앞서 손자회사인 SK바이오사이언스 상장으로도 SK디스커버리는 부채비율 완화, 차입금의존도 완화 등의 효과를 얻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자회사가 상장한다면 더 큰 수혜를 누릴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SK플라즈마가 지주회사에 미치는 영향이 큰 자회사는 아니지만 혈액제재 사업이라는 고부가가치 사업을 영위하고 있어 상장 가능성은 꾸준히 나오고 있다”며 “100% 자회사인 만큼 SK바이오사이언스보다 SK디스커버리가 받는 직접적 수혜가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최근 들어 SK디스커버리는 SK플라즈마에 투자한 재무적 투자자들의 자금을 상환하면서 회사 성장에 대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지난 2015년 SK플라즈마는 RCPS를 발행해 재무적 투자자(FI)들로부터 약 1200억원을 투자받았다. 이 중 지난 2019년에 277억원은 우선주 매각 방식으로 상환하고, 지난해에 180억, 올해 190억원을 각각 우선주 매입 및 소각으로 상환해 FI에 배당으로 나가는 자금 부담이 줄어들게 된다.

SK디스커버리 관계자는 “SK플라즈마 상장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고, 이번 지분 소각은 단순한 투자금 상환 목적”이라며 “지주회사로서 계열회사 지분을 확대해 장기적 성장을 위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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