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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 |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다음 달 8일 종료되는 상호관세 유예시한을 연장하지 않고 합의되지 않은 (200여 개) 교역국에 대해 상호 관세율을 (일괄) 통보하는 서한을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4월 베트남 46%, 중국 34%, 한국 25%, 일본 24%, 유럽연합(EU)은 20%의 상호관세를 각각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다. 이 가운데 지금까지 미국과 관세협상을 끝낸 나라는 중국과 영국뿐이다.
한·미 양국 간 관세협상은 이제 막 구체적 희망사항을 협상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밀고 당기기를 시작하려는 단계여서 협상이 끝나려면 아직 한참 멀었다. 따라서 트럼프 행정부가 협상 미타결국에 일괄 서한을 발송할 경우 일단 우리도 예고된 25% 상호관세율을 적용받는 게 불가피해 보인다. 우리는 상호관세뿐만 아니라 이미 25%가 적용되고 있는 자동차·철강 등 품목관세, 향후 부과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도체·의약품 등 품목관세도 철폐하거나 최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 왔다.
하지만 이날 트럼프 대통령 발언에 비춰볼 때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가 매우 어려울 것 같다. 이미 정상회담과 수차례 장관급 회담을 통해 무역협상을 진행 중인 일본처럼 우리도 서둘러 한·미 정상회담을 열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미국은 정상회담이 열릴 경우 현재 국내총생산(GDP) 대비 2.8% 수준인 우리나라 국방비를 5% 수준으로 인상할 것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이럴 경우 현재 연 66조원 선인 국방비 예산을 120조원까지 늘려야 한다. 이재명 정부는 이런 미국의 요구에 부응하면서도, 일각에서 제기되는 일부 주한미군의 괌 재배치 등을 막을 수 있는 외교적 역량을 발휘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이런 가운데 뉴욕타임스는 '미국은 북한 비핵화를 포기하고 핵 동결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는 칼럼을 게재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공식 인정하고, 대북 경제제재를 해제할 경우 우리에겐 큰 재앙이 된다.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더라도 우리가 패싱당하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