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후보 틈새 넓어지나... 정세균 행보 주목
당분간 이재명 단독 선두 전망... 대선경선 연기론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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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 공천을 결단한 이 전 대표는 선거 패배의 책임자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전직 대통령 사면론 후 지지율 정체기를 맞은 이 전 대표에게 이번 선거는 ‘절박한 기회’였다. 하지만 대한민국 제1·2 도시 수장 자리를 국민의힘에게 내주면서 오히려 정치적 위기에 내몰렸다.
이 전 대표는 당분간 자택에 머물며 향후 정치 행보에 대해 숙고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는 8일 오전 페이스북에 “문재인정부 첫 국무총리, 민주당 대표와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제가 부족했다”며 “성찰의 시간을 갖겠다. 대한민국과 민주당의 미래를 차분히 생각하며 낮은 곳에서 국민을 뵙겠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친문(친문재인) 표심에 가까웠던 이 전 대표가 고전하면서, ‘제3후보론’에 힘이 실릴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친문 진영과 여권 1위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완벽하게 관계를 봉합하지 못했다는 점이 배경 중 하나다.
◇이낙연 지고 ‘정세균’ 떠오르나… 다음주 사의 표명 주목
제3후보 중에서는 정세균 국무총리가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정 총리는 재보궐선거 결과 책임론에서 한 발 비켜서 있다. 특히 호남을 지지기반으로 하고 있어 이 전 대표의 입지가 좁아질 수록 자신의 지지기반이 넓어지는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정 총리의 지지율은 아직까지 미미한 수준이다. 하지만 다음주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한 뒤 본격적인 행보에 나설 경우 친문의 ‘대안 주자’로서 지지세를 넓혀갈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김경수 경남지사와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친노(친노무현) 색채를 띠고 있는 김두관·이광재 의원, 세대교체를 전면에 내세운 박용진 의원 등도 제3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재명 단독 선두… 野 견제 쏠리는 ‘부작용’ 우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위 주자인 이 전 대표의 정치적 치명타로 인해 당분간 단독 선두를 달릴 전망이다. 이 지사는 공직선거법상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을 준수한 만큼 선거 결과에 직접적인 책임은 없다.
이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준엄한 결과를 마음 깊이 새기겠다. 당의 일원으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국민께 더 가까이 다가가고, 더 절박하게 아픔을 나누고, 문제 해결을 위해 더 치열하게 성찰하겠다”고 적었다.
하지만 여권 일각에서 터져나오는 ‘대선 후보 경선 연기론’은 이 지사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 당 쇄신을 먼저 한 뒤 후보를 정하자는 주장이지만, 이 지사 측 입장에서는 다른 후보가 치고 올라올 시간적 여지를 허용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