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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한전 실적은 좋았는데”…자회사 실적은 먹구름 잔뜩

“올해 한전 실적은 좋았는데”…자회사 실적은 먹구름 잔뜩

기사승인 2021. 04. 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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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기술·KPS '탈원전' 직격탄
설계 부문·정비 사업 등 올스톱
지난해 영업이익 30% 넘게 급감
KDN은 조직 확장에 비용 늘어
전문가 "구조조정 소홀도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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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이 지난해 4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3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하는 등 경영 개선에 탄력을 받고 있다. 반면 한국전력기술, 한전KPS, 한국KDN 등 한전 자회사의 경우 영업이익 감소 등 경영 실적 성적표가 개선되지 않고 있어 울상이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전은 지난해 영업이익 4조863억원, 당기순이익 2조925억을 기록했다.

2018년 2080억원, 2019년 1조2765억원의 적자를 기록해 오다 ‘한방’에 부진을 털어낸 셈이다. 지난해 연료비 및 전력구입비를 6조원 가량 줄이는 원동력이 호실적을 기록하는데 한몫 했다는 분석이다.

한전 관계자는 “지난해 설비관리비·감가상각비·인건비·판매관리비 등 전력공급비도약 4700억원 절감했다”면서 “강도 높은 경영효율화를 추진한 점도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한전이 간만에 호실적을 기록하며 한껏 웃고 있지만 자회사 한전기술, 한국KPS, 한국KDN의 상황은 정반대다. 영업이익이 30% 넘게 감소하는 등 추락하고 있어서다.

우선 원자력발전소 설계 전문기술 공기업인 한전기술은 2019년 441억원의 영업익을 기록했지만 2020년에는 296억원으로 33% 가까이 줄었다. 일각에선 탈원전 정책의 영향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전기술 관계자는 “2019년도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10년짜리 장기 프로젝트를 수주해 수익이 나왔다”면서도 “현 정부 들어 (원전)신규사업 발주가 안되다 보니 매출이 전반적으로 떨어졌다”고 한숨을 쉬었다.

문제는 한전기술이 현 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타개책이 마땅하지 않다는 점이다.

국내 원전사업은 사실상 올 스톱 상태이고, 석탄화력발전소 진출도 막혀 있는 등 신규사업을 진행하기 어려운 이중고에 처해 있어서다.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는 “신규 원전 6기의 건설이 취소된 상황에 UAE 바라카 원전 수주도 막바지다”라며 “여기에 석탄화력발전소도 더 이상 짓지 못해 타격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한전기술은 컨설팅, 기존 발전소 유지보수(ONM) 등 성장·미래사업 방향으로 포트폴리오 전환 등 위기 탈출에 나서겠다는 복안이다.

발전설비 정비전문 한전KPS의 상황 역시 녹록치 않다. 2018년 1915억원, 2019년 193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2020년에는 1345억원으로 500억원 감소한 것이다. 2019년에 비해 30.2% 줄어든 셈이다.

한전KPS의 경우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원전 매출액 감소가 수익성 악화를 가져왔다는 지적이 우세하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익성이 낮은 대외 비중 증가와 원전 매출액 감소 때문”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경영평가에 따른 성과급 지급 등 인건비 증가도 실적 악화의 요인으로 꼽힌다. 한전KPS 관계자는 “경영 평가에서 2년 연속 D등급을 받다가 안전시스템 구축, 일자리 창출 등의 노력으로 지난 평가 때 ‘B(양호)’ 등급을 받았다”며 “영업이익에서 성과급 관련 충당금을 마련하다 보니 다소 줄어든 것 같다”고 언급했다.

에너지 정보통신기술(ICT) 공기업 한전KDN의 영업이익은 2018년 716억원에서 2019년 490억원으로 줄었다. 한전KDN 관계자는 “인력·조직이 커지며 인건비 등에 따라 영업익이 줄었다”면서도 “사회적 가치활동, 중소기업 동반 상생 등에 투자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한전기술, 한국KPS, 한전KDN 모두 현직 사장 임기동안 경영실적에서 부침을 겪었다는 점이 공통적이다.

이배수 한전기술 사장과 박성철 한전KDN 사장의 임기는 2018년 2월13일~2021년 2월 12일까지다. 이 사장과 박 사장은 임기가 끝났지만 후임이 결정될때까지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2018년 5월 취임한 김범년 한전KPS 사장은 올 5월 24일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이들 모두 재직 중 경영실적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평가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학과 교수가 “구조조정을 통해 경영정상화와 악화된 재무구조 개선에 힘써야 했다”고 지적한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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