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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성 칼럼] 한국 전통 문화의 한류화

[이효성 칼럼] 한국 전통 문화의 한류화

기사승인 2021. 04. 25.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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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주필
이효성 자문위원장
이효성 아시아투데이 주필
오늘날 우리의 전통 문화가 한류라는 이름으로 세계적인 각광을 받고 있다. 한류가 처음에는 팝 음악, 드라마, 영화, 게임으로 시작되었으나 점점 다른 분야로도 확대되어 현재에는 예능, 웹툰, 패션, 뷰티, 한식, 한복, 한국어 등 우리 문화 전반으로 확대되었다. 또 각 분야에서도 점점 더 다양한 것들이 알려지고 한류의 일부로서 세계인들에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럴 수 있는 것은 지금껏 알려지거나 발현되지 못한 우리 문화의 유구한 전통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 문화는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다. 우리 역사는 고조선부터 5000년, 신라, 고려, 조선으로 이어지는 한반도의 통일 왕조만 해도 2000년이다. 동일 민족의 왕조들이 이어오면서 안정되고 평화로운 가운데 문화를 깊이 있고 다양하게 발전시켜 올 수 있었다. 한반도의 변방에서는 여진과 왜구에 의한 약탈이 잦았으나 나라를 멸망시킬 위기에 빠뜨린 외침은 고려 말의 몽골의 침략과 조선 중기의 왜의 침략뿐이며 그나마 이도 잘 극복했다. 청에 의한 병자호란은 삼전도의 치욕을 안겨주긴 했으나 왕조의 존망에는 아무런 위협을 가하지 않았다.

5000년이 넘는 단일 민족의 역사를 가진 한반도가 외세에 의해 지배당한 기간은 20세기 일제에 의한 35년 동안뿐이다. 그때 일제는 우리의 말과 글을 금하고, 우리 역사를 왜곡하여 교육시키고, 우리 고유문화를 말살하려 탄압했다. 그러나 일제의 그런 시도는 성공하지 못했다. 우리 문화에 대한 자부심으로 우리 것을 고수했고, 일본의 문화에 우리가 본받을 만한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35년의 지배와 저들 문화의 강요에도 저들의 문화가 우리에게 영향을 미친 것이 거의 없는 것은 그 때문이다.

우리는 단절이 없이 우리의 고유한 문화를 계승하고 발전시켜 왔다. 중국을 비롯하여 주변국에서 받아들인 문화도 우리 민족의 솜씨와 미적 감각으로 우리에게 잘 어울리는 것으로 더 승화시켰다. 이 때문에 우리는 금속, 석재, 도자기, 자개, 종이, 인쇄, 기와집, 온돌, 의상, 음식 등 생활 문화를 높은 수준으로 발전시켜 왔다. 우리는 동아시아에서 중국이나 일본과는 다른 우리 고유의 발전된 문화를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우리 국력이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그런 우리 문화가 알려져 한류로 각광을 받게 된 것이다. 사실 1900년 전후 조선을 방문했던 독일인 겐테(Siegfried Genthe), 영국인 비숍(Isabella Bishop), 프랑스인 바라(Charles Barat) 등 많은 서양인들은 이미 한국인의 품성과 문화를 칭찬했었다.

우리의 전통 악기는 60여 종이 넘고, 음악은 궁중 음악, 대취타, 정가, 시조, 판소리, 각 지역의 민요, 풍물·사물놀이 등으로 다양하다. 춤은 승무, 교방무, 무당춤, 살푸리춤, 굿거리춤, 산조춤, 검무, 부채춤, 북춤, 장고춤, 소고춤, 진쇠춤, 버꾸춤, 태평무, 첨수무, 양반춤, 입춤, 탈춤, 학춤, 사자춤 등으로 다양하다. 우리의 음식은 그 재료, 조리 방식, 형태, 맛에서 매우 발달했다. 우리 전통 의상, 모자, 신발 또한 그 모양과 색상이 다양하고 아름답고 세련미가 있다. 그래서 동아시아에는 오래전부터 한류라는 현상이 있어왔다. ‘백제 아니다(쿠다라나이)’라는 일본말이 ‘하찮다’를 뜻하게 된 점으로 볼 때 고대 일본에 백제 한류가 있었으며, 원 나라 후기에서 명나라 초기까지 중국에는 고려양(高麗樣)이라는 고려 한류가 있었다.

이제 대중 문화를 넘어 우리의 의식주 전체가 점점 한류화하고 있다. 음식은 불고기와 김치를 넘어 비빔밥, 삼계탕, 백반, 김밥, 전, 소주와 막걸리, 한국 만두와 라면 등 점점 더 많은 우리 음식들이 세계인들의 각광을 받고 있다. 치마, 저고리, 갓을 비롯한 우리의 전통 복식은 케이팝 아이돌 및 우리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서 많은 외국인들을 매료시켜 현대 패션에도 활용되고 있다. 심지어는 우리의 찜질 문화도 각광을 받고 있고, 온돌 문화도 많이 알려져 외국인들의 주택에 채택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우리 전통 문화를 소중히 하면서 현대적 삶에 어울리게 끊임없이 더 발전·고양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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