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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銀 분쟁조정 절차 속도…사모펀드 사태 수습 일단락되나

하나銀 분쟁조정 절차 속도…사모펀드 사태 수습 일단락되나

기사승인 2021. 05. 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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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내달 말께 분쟁조정위 개최
하나, 獨헤리티지·라임 등 4개 연루
빠른 구제 위해 사후정산 수용 의지
"국내 주요 은행권, 배상 마무리 수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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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하나은행에 대한 라임 등 사모펀드 분쟁조정 절차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나은행이 손실 미확정 펀드에 대한 사후정산 방식의 분쟁조정에 동의하는 등 투자 피해자 보호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하나은행이 다른 은행과 달리 여러 사모펀드 사태에 연루된 만큼, 제재·분쟁조정 일정에 대한 금융당국의 고민이 깊어졌다. 금융감독원은 분쟁조정위원회를 다음 달 말까지는 개최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상태다.

금융권에서는 하나은행도 다른 은행과 같이 금감원 분쟁조정안을 받아들일 것으로 보고 있다.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과 지성규 부회장이 문제 사모펀드가 판매될 당시 은행장이었던 만큼, 하나은행의 투자 피해자 구제 노력이 이들에 대한 제재 수위 완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나은행까지 권고안을 수용하면, 라임 펀드 등 주요 사모펀드 사태에 대한 수습 절차가 일단락될 전망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지난달 금융감독원에 이탈리아 헬스케어와 라임 등 사모펀드 판매와 관련한 사후정산 방식의 분쟁조정에 동의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는 통상적으로 손실이 확정된 투자상품을 대상으로 분쟁 조정 절차를 진행하지만, 피해자의 빠른 구제를 위해 판매은행이 동의하는 경우에는 ‘사후정산’ 방식의 절차를 추진해왔다. 앞서 분조위를 진행했던 우리은행과 신한은행, 기업은행도 사후정산 방식의 분쟁조정을 사전에 동의한 바 있다.

분쟁조정 절차는 현장 검사와 제재 등을 통해 사실관계가 확인되고 객관적으로 손해를 추정할 수 있어야 가능하다. 금감원은 지난해 12월 하나은행에 대한 현장검사를 마친 뒤, 관련 자료를 검토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동의 의사를 별도의 문서 제출 등 절차에 따라 밝히는 것은 아니지만 하나은행 측에서 분쟁조정 절차에 빨리 돌입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금감원에는 하나은행이 판매한 펀드에 대한 다수의 분쟁조정 신청이 접수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이 판매한 펀드는 독일 헤리티지, 이탈리아 헬스케어, 라임, 디스커버리 등 네 종류가 있다. 이 가운데 독일 헤리티지 펀드는 2017년부터 2018년 사이에 510억원가량 팔렸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는 이탈리아 헬스케어 펀드 1535억원, 라임 펀드 871억원 규모가 판매됐고 디스커버리 펀드는 2019년에만 약 240억원 팔렸다.

이들 펀드 판매 당시 하나은행장은 함영주 부회장과 지성규 부회장이다. 함 부회장은 2015년 9월부터 2019년 3월까지, 지 부회장은 2019년 3월부터 지난 3월까지 행장직을 역임했다. 금융당국은 사모펀드 사태에 대한 책임을 내부통제 미흡을 이유로 금융사뿐 아니라 최고경영자(CEO)에게도 묻고 있어, 이들도 제재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금융권에서는 하나은행이 분쟁조정 절차를 밟은 후 배상 권고안을 수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피해 구제 노력’을 징계 경감 사유로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분쟁조정안을 받아들인 신한·우리·기업은행도 제재심에서 CEO에 대한 징계를 한 단계씩 경감받은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나은행도 CEO에 대한 징계 절차를 원만하게 마무리하기 위해 피해 구제 노력에 최선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하나은행은 독일 헤리티지와 디스커버리 펀드에 대해 50% 선지급을, 이탈리아 헬스케어와 라임 펀드에 대해 각각 70%·51% 선지급을 결정하기도 했다. 현재는 지급 절차를 진행 중이다.

다만 금감원은 아직 제재심과 분조위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을 고심하고 있다. 하나은행이 다른 은행과 달리 여러 사모펀드 사태에 연루된 만큼 한 번에 제재심·분조위를 개최할지, 펀드별로 세분화해 진행할지 등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하반기까지 분조위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지만, 가급적 다음 달 내로 제재심 일정에 맞춰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하나은행에 대한 제재심과 분조위까지 마무리되면 은행권 사모펀드 사태 수습도 어느 정도 일단락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한·우리·기업은행에 이어 하나은행의 손해 배상이 결정된다면 펀드 피해 규모가 큰 주요 은행들의 피해 수습이 마무리된다”며 “상대적으로 피해 규모가 작은 농협·부산·경남은행 등에 대한 절차만 남게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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