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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TSMC 곁으로…일본 반도체 소재기업들 한국·대만行

삼성전자·TSMC 곁으로…일본 반도체 소재기업들 한국·대만行

기사승인 2021. 05. 06.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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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티오케이첨단재료공업(도쿄응화공업)
일본 반도체 소재 기업들이 한국·대만 투자를 늘리고 있다. 한국 삼성전자와 대만 TSMC에 반도체 재료를 원활하게 공급하기 위해서다. 한일 무역갈등 이후 한국 대형 고객을 잃을 위기에 처한 일본 기업들의 대처로도 풀이된다. 2019년 이후 일본 기업이 수출관리 대상의 화학품을 한국에 수출하려면 여전히 경제산업성의 특별 허가가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6일 한국무역협회 도쿄지부에 따르면 일본 다이킨공업은 40억엔(약 411억원)을 투자해 한국에 반도체 엣징 공정용 가스공장을 세운다. 이 공장에서는 오는 2022년 10월부터 엣징 가스를 생산한다.

도쿄응화공업(한국 법인명 티오케이첨단재료주식회사)은 한국에서 회로를 형성해 사용하는 포토레지스트(감광재) 생산 능력을 늘렸다. 도쿄응화공업은 인천공장에 수십억엔을 투자해 생산능력을 2018년보다 두 배로 늘렸다. 감광재는 실리콘 웨이퍼에 회로를 그리는데 사용하는 용액이다. 도쿄응화공업은 세계 감광재 시장점유율 25%를 차지하는 1위 업체다. 회사는 새로운 설비에서 극자외선(EUV) 장비에서 쓸 수 있는 감광재를 생산할 계획이다.

일본 신에츠화학공업은 최근 대만에서 감광재 신공장 가동에 돌입했다. 설비투자액은 일본 공장과 합해 약 300억엔(약 3087억원)에 이른다. 신에츠화학공업은 일본 내에서만 생산하던 EUV 장비용 감광액을 앞으로 대만에서 생산한다.

쇼와전공의 자회사인 쇼와전공 머티리얼스(구 히타치화성)도 오는 2023년까지 200억엔을 투자해 실리콘 웨이퍼 연마재와 배선기판 재료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

일본 반도체 재료 기업들의 한국·대만 진출은 세계 최대 반도체 제조시설이 양국에 자리해있기 때문이다. 첨단 제품인 300mm 웨이퍼를 사용한 반도체 생산 능력은 한국과 대만이 전세계의 50%를 차지한다. 더욱이 TSMC와 삼성전자가 대규모 투자를 앞두고 있어 일본산 반도체 재료, 소재 수요도 늘어날 전망이다.

일본 내에 EUV 장비를 사용할 반도체 기업이 전무하다는 점도 한국·대만 진출 이유로 꼽힌다. 닛케이신문은 “도쿄응화공업이 생산하는 EUV 감광액이 필요한 기업이 일본에는 없다”며 “반도체 소재기업의 거래처는 해외가 중심이 된다”고 설명했다.

2019년 한일 무역분쟁 여파로 ‘큰손’ 고객사를 잃게 생긴 불안도 투자 원인이다. 닛케이는 “2019년 일본 정부가 한국에 대한 반도체 소재 수출관리를 업격하게 하자 한국 정부가 일본에 의존을 벗어나기 위해 폭넓은 소재, 제조 장치의 국산화에 주력하고 있다”며 “일본 기업이 한국으로 화학품을 수출하려면 여전히 특별한 허가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한국에서 생산해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에 공급하는데는 별다른 규제가 없다.

한편 일본 반도체 소재 기업들은 한국·대만에 이어 미국 투자를 늘려야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닛케이는 “일본 반도체 소재 업체들이 아시아와 별도로 미국에서 생산능력 증강을 강요당할 가능성이 있다”며 “반도체 신공장이 미국에서 연달아 가동하면 일본 소재, 재료 기업들의 대응도 요구되는 만큼 자금 부담 등이 커지는 리스크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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