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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 HMM 매각 적기는 언제일까

[취재뒷담화] HMM 매각 적기는 언제일까

기사승인 2021. 05. 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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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초롱
산업부 임초롱 기자
10년 만에 해운업 호황으로 주가까지 폭등하며 ‘흠슬라(HMM+테슬라)’ 별칭까지 얻은 HMM의 매각설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물 들어올 때 노를 젓기 위해선 올해가 바로 그 ‘타이밍’이라는 전망이 파다하죠. 최근 10년 동안 해운업은 수조원대 적자를 지속하며 고난의 세월을 보내왔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해운업 반등이 가시화됐던 올 초 포스코로의 매각설이 나돈 바 있지요. 포스코와 HMM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 양측 모두 공식 부인하면서 일단락됐기는 합니다만, 이전까지 물밑에서 모종의 얘기가 오가긴 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현재 산업은행은 11.94% 지분율로 HMM의 최대주주인데요. 마침 내달 말일자로 산업은행이 보유한 HMM의 전환사채 만기가 도래합니다. 전환사채는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채권입니다. 2017년 산업은행은 HMM 전환사채 3000억원어치를 사들이며 공적자금을 투입한 바 있는데, 이 전환사채의 만기가 이번에 돌아온다는 것입니다. 산업은행이 만약 이 채권을 전량 행사한다면 현재 4만6000원대를 횡보하고 있는 HMM의 주가를 고려할 때 2조2000억원 안팎의 차익을 거두게 됩니다. 지분율 역시 11.94%에서 25.9%로 오르죠. 산업은행 입장에선 이 전환사채를 행사하지 않는 게 오히려 손해라는 얘깁니다.

산업은행의 전환사채 행사가 점쳐지면서 HMM 매각설은 더욱 고조되는 분위기입니다. 적대적 M&A를 방어하기 위한 경영권 확보 차원의 지분율은 최소 마지노선이 33%입니다. 산업은행을 포함해 신용보증기금·한국해양진흥공사 등 범정부 기관의 HMM 지분율은 이번 전환사채를 행사해야 37%가 됩니다. 산업은행이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한 이후 보유 지분을 일괄 매각할 것이라는 관측도 이 때문이죠.

다만, HMM을 실제로 매각하기까지 쉽지는 않아 보입니다. HMM의 몸값이 고점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탓입니다. 올 1분기 HMM은 영업이익 1조193억원을 거두며 지난해 연간 실적을 이미 뛰어넘었죠.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HMM의 올 연간 영업이익이 3조9636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합니다.

한 해운업계 출신 관계자도 “지금의 해운업 호황이 쉽게 꺾이진 않겠지만 해운업 자체는 사이클 산업이기 때문에 해운업 종사자라면 지금이 고점이라는 판단이 클 것”이라며 “매각 주체인 산업은행과 매수자 모두 쉽지 않은 결정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합니다. 한편 HMM 유력 매수자로는 앞서 언급된 포스코를 비롯해 현대자동차그룹·CJ그룹 등이 거론되고 있는데요. HMM 인수로 국내 해운업을 이끌 주인공은 누가 될지 관심이 쏠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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