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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회 넘긴 임종헌 재판…창과 방패 싸움 치열

100회 넘긴 임종헌 재판…창과 방패 싸움 치열

기사승인 2021. 06. 29.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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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헌 재판 공전 반복…이민걸·이규진 사건서 '공범'으로 명시
법조계, 유·무죄 판단 갈려…'직권' 이용한 권리 행사 방해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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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으로 기소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지난해 3월16일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
‘사법농단’ 사건의 주요 피고인인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재판이 2년 넘게 진행되면서, 재판이 어느덧 100회차를 넘겼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임 전 차장은 2019년 3월 첫 공판기일이 열렸을 때부터 계속해서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자신이 근무했던 법원행정처는 업무의 경계가 모호하고 타 기관과의 협조가 불가피한데, 검찰이 재판거래를 통해 정치권력과 사법부가 유착했다고 단정하는 것은 ‘가공된 프레임’을 씌우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반면 검찰은 임 전 차장이 직권을 남용해 △강제징용소송·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법외노조 소송 관련 재판거래 △각종 재판 개입 △청와대 업무에 법원행정처 심의관 동원 △사법부 블랙리스트 작성·실행 개입 등의 행위를 했다고 보고 있다.

임 전 차장의 재판은 시작부터 잡음이 심했다. 사건을 담당하는 서울중앙지법 형사36부(윤종섭 부장판사)가 2019년 1월 첫 정식 재판을 앞두고 주 4회 재판을 예고하자 선임했던 변호사 11명이 전원 사임했고, 그 해 3월에서야 열린 첫 재판에 출석한 임 전 차장 측 변호인들이 기록 검토시간을 문제 삼으면서 공전을 거듭했다.

또 임 전 차장은 윤 부장판사가 ‘피고인에게 유죄판결을 하고야 말겠다는 굳은 신념 내지 투철한 사명감에 가까운 강한 예단을 가지고 있다’며 재판부 기피신청을 냈다. 이후 대법원에서 재판부 기피 신청 최종 기각 판단이 나올 때까지 그의 재판은 7개월간 지연됐다.

이후 지난해 3월 재개된 임 전 차장의 사건은 비교적 빠른 심리가 요구됐으나, 올해 1월 재판부가 법원 정기 인사를 이유로 중단하며 또 한 번 멈춰 섰다.

재판부 기피와 관련한 문제는 임 전 차장의 재판이 올해 3월 재개되기 전 또다시 불거졌다. 재판이 멈춘 사이 윤 부장판사가 재판장을 맡고 있는 형사32부에서 이민걸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과 이규진 전 대법원 양형위 상임위원에게 사법농단 관련 사건으로는 처음으로 유죄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458쪽에 달하는 판결문에 임 전 차장을 ‘공범’, ‘범행을 지시하고 주도한 인물’로 명시했다.

임 전 차장은 재판부 구성원이 동일한 형사32부에서 자신을 공범으로 이미 예단하고 관련자에게 유죄 판결을 내렸다면, 향후 자신의 재판이 공정하게 진행될 수 있겠느냐고 반발하고 있다. 향후 임 전 차장 재판은 ‘공정성 시비’로 인해 계속 장기화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 전 실장 등 사건에 공범으로 이름을 올린 임 전 차장이 무죄를 선고받을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사법농단 사건에서 무죄가 선고됐던 이유는 사법행정권자가 일선 재판부에 개입할 직권이 없어 직권남용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윤 부장판사는 최근 유죄 판결을 내리며 법원행정처에는 대법원장의 지시를 받아 재판 사무에 지적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고 봤다.

대법원은 최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가 단순히 직권을 남용하는 행위를 했다는 것만으로 성립할 수 없고, 직권을 남용해 다른 사람이 법령상 의무없는 일을 하게 했거나 구체적인 권리행사를 방해하는 결과가 발생해야 성립한다고 보고 있다.

반면 임 전 차장 사건은 이 전 실장 등 사건과 별개의 사건이어서 동일한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현직 판사 A씨는 “판결문에 공범으로 명시됐다고 하지만 이 전 실장 등과의 관계를 나타내는 설명 정도로 이해해야 한다”며 “임 전 차장의 사건은 별도의 사건으로 무죄가 선고되도 이상한 상황이 아닐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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