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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표 특허’ 전쟁 중인 은행권…신사업 진출·서비스 출시 ‘예고’

‘상표 특허’ 전쟁 중인 은행권…신사업 진출·서비스 출시 ‘예고’

기사승인 2021. 07. 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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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데이터, 신한-자산관리
하나-외환거래, 농협-영업점
디지털금융 기반 차별화 집중
국민, 올해 출원건수 17건 최다
마이데이터시장 선점효과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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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의 상표권 특허 전쟁이 올해 들어 심화되고 있다. 디지털 금융 등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하면서 관련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차원이다. 특히 각 은행은 빅데이터와 자산관리(WM) 등 상표 출원 전략에서도 차별화하고 있다.

상표 출원은 당장의 사업 계획으로 구체화하지 않았더라도 신시장 진출과 새로운 서비스 개발 등 은행들이 추진하는 미래 성장동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가 된다.

국민은행은 데이터 비즈니스에, 신한은행은 자산관리(WM)·디지털 채널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하나은행은 디지털 금융과 외환 거래 비즈니스, 농협은행은 영업점 업무 효율성 제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게다가 불필요한 상표권 분쟁을 방지하는 동시에 브랜드 가치를 제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만큼, 은행들이 선제적으로 상표 출원 경쟁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농협 등 4개 은행이 올해 특허청에 출원한 상표는 총 27건에 달한다. 은행권의 상표 선점 경쟁은 이전부터 이어져왔지만, 최근 들어 심화되는 추세다. 디지털 뱅킹, 빅데이터 등 새로운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우선 가장 많은 상표출원을 한 국민은행(17건)은 본격 시행을 앞둔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에 초점을 맞췄다. 마이데이터는 금융사 등에 흩어진 개인 신용정보를 한곳에 모아 본인에게 보여주는 서비스를 말한다. 국민은행의 관련 출원 상표는 KB DATABANK, Data Trip, DATA grab, 데이터테라피, MYDENTITY 등이다.

국민은행은 아직 실제 사업명으로 확정한 상표는 없고, 서비스 출시 계획도 구체화하지 않았다. 다만 은행권에서 마이데이터 시장이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른 만큼 상표 선점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부 상표는 상품 출시로 이어지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 5월 ‘반려행복’ 상표를 출원한 뒤 이달 초 반려동물의 양육과 관련한 적금과 신탁, Liiv M 요금제, 보험 등 패키지 상품을 출시했다.

신한은행은 WM 서비스와 디지털 고객 채널을 고도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증여신탁, 디지털셀프뱅킹 창구 등 기존 서비스를 리뉴얼하면서 새로운 상표를 출원한 것이다. 상표는 신한 S 라이프 케어, 신한 셀프뱅킹존 등 2건이다.

신한 S 라이프 케어 증여신탁은 기존 증여신탁에서 고객의 라이프사이클이 반영된 상품으로 지난 5월 출시됐다. 사전 증여, 장기 투자, 절세 혜택을 모두 누릴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상속과 증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관련 시장도 커지고 있는 만큼 신탁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이다.

신한 셀프뱅킹존은 신한은행의 고기능 무인 자동화기기(STM)인 유어스마트라운지(YSL)의 새로운 이름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YSL 기능을 고도화하기 전 이름을 먼저 변경한 것”이라며 “어떤 기능을 업그레이드할지는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은 외환 거래 비즈니스 등 금융서비스를 비롯해 가족 통합 금융플랫폼, 간편결제 등 디지털뱅킹 서비스에 중점을 뒀다. 출원 상표는 Hana Trade EZ, i-부자, 하나 페이먼츠, Hana FX 마켓 등 7건으로 국민은행에 이어 2번째로 많다. 외환 금융과 관련한 Hana Trade EZ 서비스는 지난 16일부터 개시했다. 해당 서비스는 수출채권매입 신청과 심사 등 과정을 비대면으로 진행하는 점이 특징이다. i-부자도 부모와 자녀가 함께하는 Z세대 금융플랫폼으로 지난 15일 출시됐다. 플랫폼을 통한 용돈 관리부터 제로페이와 연동한 결제, 주식 투자까지도 가능하다.

Hana FX 마켓과 하나 페이먼츠 등은 아직 구체적인 사업으로 확장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외환 금융 관련 신규 서비스 출시나 하나금융그룹 차원에서의 간편결제 시장 진출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특히 간편결제 시장의 경우 이미 신한금융과 KB금융이 경쟁을 벌이고 있는 시장인 만큼, 하나금융도 시장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농협은행은 영업점 업무 효율성 개선에 초점을 맞춰 상표권을 출원했다. 출원 상표는 ‘챗핏’ 한 건이다. 챗핏은 빅데이터 기술 등을 바탕으로 업무 맞춤 공지사항이나 FAQ 등을 제공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영업점 직원이 업무 관련 문의를 위해 담당 부서에 전화하는 의존적인 행태에서 탈피하기 위해 마련됐다. 농협은행은 오는 11월 시스템을 본격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금융권에서는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상표를 선점하는 이유가 ‘명칭 사용에 대한 적법성 확보’라고 보고 있다. 계획 중인 신사업 진출·서비스 출시 등에 앞서 상표 분쟁 여지를 없애는 작업이라는 얘기다. 이뿐만 아니라 상표는 브랜드로 이어지는 만큼 브랜드 가치 제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시중은행의 상표권 출원은 지식재산권을 보호해 브랜드가치를 제고하려는 목적”이라며 “어떤 사업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는지 알려주는 지표로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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