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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농업협력사절단이 중미로 간 까닭

[기고]농업협력사절단이 중미로 간 까닭

기사승인 2021. 07. 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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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택윤국장님 사진
권택윤 농촌진흥청 기술협력국장
최근 중앙아메리카(중미) 지역의 국가들이 우리나라의 농업개발 경험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중미는 식량작물인 옥수수와 감자 및 고추, 호박 등 다양한 작물의 원산지이며, 농업이 잘 발달할 수 있는 충분한 자연환경 조건과 풍부한 생물자원을 가진 곳이다.

이러한 유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음에도 낙후된 농업기술과 낮은 농업 생산성으로 가난을 못 벗어나고 있는 중미에서는 통일벼 개발로 녹색혁명을 달성한 우리나라의 농업에 주목하고 있다.

얼마 전 중미의 농업협력 사절단으로 여러 나라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공식적으로 만난 농업정책 책임자들이 우리나라의 농업기술 이전을 요청하는 것을 보며 큰 책임감과 함께 자부심을 느꼈다.

어느 지역이나 마찬가지겠지만 개발도상국의 농업은 많이 낙후돼 있으며, 생산기술 접근성이 낮고 비료 등 생산요소 투입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소농에 의존하고 있다.

최근 들어 중미에는 가뭄과 홍수가 자주 일어나고 있으며 기술과 자원이 부족한 소농들이 이와 같은 이상기상에 특히 취약하다.

2018년과 2020년 고산지역의 대규모 가뭄피해로 벼 생산이 50% 줄었다고 한다.

이런 현실 속에서 소농들의 식량 사정과 삶의 열악함은 심화되고, 힘든 삶 속에서 가장은 부자나라로 일자리를 찾아 떠나고 남은 여성 혼자 힘겹게 농장을 일구어 가는 것이 중미 국가들의 농업과 농촌이 직면한 현실이다.

이번 농업협력사절단 방문을 계기로 농촌진흥청에서 추진하고 있는 한-중남미농식품기술협의체(Korea-Latin America Food and Agriculture Cooperation Initiative)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해 본다.

먼저 커피 등의 주요 작물을 생산하고 있는 소농 중심의 농업기술 공동개발에 집중할 필요성이 있다. 소규모 커피 생산 농가의 생산성 증진 기술 개발 등 경쟁력을 갖추는 기반을 마련해 주는 협력사업을 강화해야 한다.

둘째, 가뭄 등 이상기상 대응 기술 개발로 소농들의 피해를 줄이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이를 위해 이 지역의 주곡 작물인 ‘프리홀’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 몇 주 동안 지속되는 가뭄에도 견딜 수 있는 저항성 품종의 개발 보급이 절실하다.

마지막으로 디지털 농업기술 기반 구축을 시도할 필요성이 있다.

우리나라가 50여년간 축적된 토양정보를 디지털 정보화해 안정적인 토양관리와 작물생산 시스템을 갖췄듯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중미지역 농경지의 토양 특성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작물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해야 한다.

물고기를 잡아 주는 것이 아닌 물고기를 잡는 법을 가르쳐 주는 기술협력으로 우리의 선진 농업기술이 중미 국가들에도 널리 확산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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