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생산라인 일주일동안 멈춰서
한국지엠勞 부분파업 압박수위 높여
현대차는 3년 연속 무분규 잠정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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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 한국지엠, 르노삼성, 쌍용차까지 국내 완성차 5사가 일제히 8월 2~6일 집중 휴가를 예정하고 있다. 이에 맞춰 대부분의 부품 협력사도 공장 가동을 멈춘다. 생산직이 아닌 보직은 좀 더 유동적인 휴가 일정을 갖게 되지만 대부분 이 시점에 맞춰 움직이게 된다. 때문에 여름휴가 이전 임단협 타결 여부는 갈등 리스크 조기 해소냐, 장기화하며 결국 파업으로 이어지느냐를 가늠하는 심리적 기준점으로 작용한다.
업계에서 무게감이 큰 현대차 노사는 전날 3년 연속 무분규 파업을 위한 잠정합의안을 도출해 냈다. 정년연장과 해고자 복직은 얻어내지 못했지만 기본급 7만5000원, 성과급 200%+350만원, 격려금 230만원, 주식 5주에 20만 포인트, 재래시장 상품권 10만원까지 사측의 성의를 받아들였다. 오는 27일 전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해 휴가 전 임단협 타결 여부가 결정난다.
현대차가 휴가 전 노사 간 갈등요소 정리로 흐름을 탄 반면 다른 기업들은 파업 절차를 밟는 데 속도를 내는 중이다. 역대급 2분기 실적이 예고된 기아 노조는 8차 본교섭에서사측에 교섭결렬을 선언하고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전년도 영업이익의 30%, 기본급 9만9000원 인상, 정년 만 65세 연장, 주 35시간 근무 단축 등을 요구한 상태다. 지난해에도 4주간의 부분파업을 벌인 바 있다.
한국지엠 노조는 사측과 의견차를 좁히지 못한 채 이날 하루 전반조·후반조의 2시간 부분파업을 단행했다. 잔업과 특근도 모두 거부했다. 노조는 사측의 반응을 보고 향후 투쟁 지침을 결정한다는 방침으로, 아직 한두차례 협상 여지가 남아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아직 지난해 임단협도 체결하지 못한 르노삼성 노조는 22일 사측과 임단협 교섭을 재개한다. 이미 5월 파업을 진행했지만 노조간 이견도 많아 더 끌지 말고 여름 휴가 이전에 타결하자는 의지가 노사 모두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XM3의 유럽 수출 물량이 늘어나고 있는 중이라 생산 차질이 없어야 하는 상황을 양측이 모두 공감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매각 절차를 밟고 있는 쌍용차는 다른 의미로 여름 휴가를 앞두고 속이 탄다. 이달말까지 인수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는데, 유력 인수후보로 꼽힌 미국의 자동차 유통업체 HAAH오토모티브가 파산신청을 할 것으로 전해져서다. 이날 쌍용차는 HAAH로부터 새 회사 ‘카디널 원 모터스’를 설립해 인수작업을 계속할 것이라는 확답을 얻어냈다고 공개하며 식어가던 인수전 불씨를 살렸다. 노조는 고강도 무급휴업까지 단행하며 회사 살리기에 협조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