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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 脫석유 속도전… 배터리·수소 ‘방점’

정유업계, 脫석유 속도전… 배터리·수소 ‘방점’

기사승인 2021. 07. 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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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석유 사업비중 평균 20~30% 증가
친환경 발맞춘 포트폴리오 재편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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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 4사(SK이노베이션·GS칼텍스·현대오일뱅크·에쓰오일)의 비석유사업 비중이 평균 20~30%선까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친환경 정책에 발맞춘 노력이 포트폴리오 재편으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시장에서는 정유사들의 탈(脫)석유 기조가 더 가팔라 질 것으로 보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정유업계의 비석유사업 매출 비중은 해마다 늘고 있다. 2018년 28.1%였던 SK이노베이션의 비석유사업 매출 비중은 올 1분기 36.4%로 나타났다. 3년여 만에 8.3%포인트 늘어난 셈이다. 같은 기간 GS칼텍스 또한 22.3%에서 23.1%로 증가했다. 에쓰오일도 21%에서 29%로 확대됐다. 다만 현대오일뱅크는 30.2%에서 28.9%로 소폭 줄었다.

정유사들이 생존을 위해 사업 다각화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정유업은 전통적으로 글로벌 경기 변화에 민감한 산업이다. 경기가 나아지면 수요가 늘지만, 반대의 경우 수요가 줄면서 매출 또한 동반 감소한다. 이에 외부 영향에 덜 민감한 캐시카우가 시급한 상황이다. 실제 지난해 정유 4사는 코로나19로 인해 휘발유·경유 등 석유 제품 수요가 급감한 데다 국제 유가 하락에 따른 원유 재고 평가 손실이 불어나면서 5조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더불어 화석연료 중심의 사업으로는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도 반영됐다. 정유업은 철강업과 함께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많은 산업으로 꼽힌다. 하지만 각국의 탄소중립 계획에 따라 친환경 사업으로의 전환은 필수불가결하다.

특히 정유사들은 배터리와 수소에 주목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일찌감치 차세대 먹거리로 배터리사업을 선정하고 집중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유가 폭락과 석화사업 침체 등 여파로 2조원대 영업손실을 낸 가운데서도 배터리사업의 매출은 2배 이상 증가한 1조원을 달성했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사업 확장을 위해 연내 분사를 검토하고 있다. 그룹 계열사간 시너지를 바탕으로 수소사업에도 본격 출사표를 냈다. SK이노베이션은 SK인천석유화학 내 1만3000평 부지를 제공하고 SK E&S의 액화수소 기지에 부생수소를 공급할 예정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정유사업 매출 비중을 현재 85%에서 2030년 40%대로 줄이고 친환경 미래 사업 영업이익 비중을 70%까지 확대하겠다는 ‘비전2030’을 발표하고 친환경 수소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발판 다지기에 나서고 있다. 이와 관련 글로벌 1위 수소생산기업 에어프로덕츠와의 협력은 물론 국내에서는 한국남동발전과 양해각서도 체결했다. 최근에는 현대오일터미널 지분을 팔아 미래 사업 투자를 위한 실탄도 마련했다.

GS칼텍스 또한 올해 5월 액화수소 생산·공급사업에 나서며 수소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이에 따라 한국가스공사 액화천연가스(LNG) 인수기지 내 유휴용지에 2024년 완공을 목표로 연산 1만톤 규모 액화수소 플랜트를 짓는다는 방침이다. 최근에는 한국동서발전·여수시와 손잡고 1000억원을 투자, 여수시 동서발전 호남화력발전소 내 유휴부지에 오는 2023년까지 15메가와트(MW) 규모의 수소 연료전지 발전소도 짓기로 했다.

에쓰오일 또한 새 성장 전략 ‘비전2030’을 달성하기 위해 연료전지·리사이클링 등 신사업 분야로의 진출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특히 수소의 생산부터 유통, 판매에 이르기까지의 수소산업 전반의 사업 진출을 계획 중에 있다. 이와 관련 올 3월 차세대 연료전지 기업 에프씨아이(FCI)에 82억원 규모 지분투자를 통해 수소 시장에 본격 진입을 공표했다.

시장에서는 정유사들의 사업 재편이 당분간 활발히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해가 거듭될수록 정유사들의 체질개선이 빨라질 것”이라며 “코로나19 종식 시점을 예상할 수 없는데다 저탄소·친환경 트렌드가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간판만 정유사일 뿐 종합 에너지·화학 기업으로 봐도 될 날이 머지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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