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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가디언은 22일 내부 관계자를 인용해 “소셜미디어 담당 부서에 영국 여자축구팀의 첫 경기를 구체적으로 언급하면서 사진 게재를 하지 말라는 지시가 경기 직전 내려왔다”고 전했다.
가디언은 이어 50만명 이상의 팔로워가 있는 도쿄 올림픽 2020 블로그와 IOC 공식 SNS상에 관련 사진이 한 장도 게재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전날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 돔에서 열린 도쿄 올림픽 여자축구 조별리그 E조 1차전 영국-칠레의 경기(영국 2-0 승)에서 영국 선수들은 경기를 시작하기 전 서로를 한 번씩 쳐다보고는 제 자리에서 한쪽 무릎을 꿇었다. 이어 함께 상대팀인 칠레 선수들도 동참했다. 1시간 뒤 도쿄 스타디움에서 킥오프한 스웨덴-미국의 여자축구 G조 1차전(스웨덴 3-0 승)에 앞서서도 양 팀 선수들이 한쪽 무릎을 꿇었다.
무릎 꿇기는 스포츠계에서는 주로 인종 차별에 항의하는 뜻으로 하는 행동이다. 작년 5월 미국에서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한 사건 이후 각 종 스포츠에서 경기 시작 전에 의식처럼 진행됐다.
과거엔 이런 행위가 ‘정치적 메시지 전파’로 여겨져 올림픽에선 징계 대상이었다. 그러나 IOC는 최근 경기 시작 전, 선수 또는 팀 소개 시간에 몸동작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밝힐 수 있도록 규정을 일부 완화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도 전날 IOC 총회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여자축구 경기에서 나온 세레머니 관련 질의를 받고 “허용되는 행위”라며 “올림픽 헌장 50조(정치·종교·인종적 선전을 금지)를 위반한 것이 아니다”라고 재확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