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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제조업의 소부장, 바이오를 중심으로 중산층 일자리 창출을 도모해야

[칼럼] 제조업의 소부장, 바이오를 중심으로 중산층 일자리 창출을 도모해야

기사승인 2021. 07. 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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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연구원 길은선 경제학 박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사업장의 피해와 고용의 감소에 대한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작년 겨울부터 소상공인과 대면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일자리의 감소가 확인되는 와중에도, 제조업 일자리의 변동은 그리 눈에 띄게 나타나지 않았다. 그런데 이는 제조업에 코로나19로 인한 생산 타격이 없어서가 아니다. 오히려 제조업은 서비스업과 유사한 수준이거나 더 큰 규모의 생산 타격을 입었다는 점은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제조업 고용은 단기적 불황에 대해 민감하게 조정되지 않아, 코로나19로 인한 생산충격이 노동시장으로 전파되는 부정적 영향을 흡수하는 완충재의 역할을 했던 셈이다.

제조업 고용은 장시간 근로를 통해 중상위 소득을 벌 수 있는 일자리에 해당한다. 서비스업 일자리가 금융, 정보통신, 법률·의료와 같은 고소득 전문직 관련 산업과 사업시설관리, 개인서비스업, 숙박 및 음식점업과 같은 저소득 일자리 위주 산업으로 양분된 것에 가깝다면, 제조업은 중소득 블루칼라 일자리를 대량으로 제공한다. 또한 성실하게 일하는 사람들에게 상대적으로 높은 보수를 지급하는 제조업은 20~30대 청년층 노동자에게 금융업 다음으로 높은 노동소득을 제공하는 일자리다. 제조업 중 식료품, 섬유, 의복, 인쇄, 가구 제조업 등은 전 산업 평균소득보다 낮은 평균임금을 지불하지만, 그 이외 17개의 제조업 내 세부업종은 전산업 평균보다 높은 급여를 제공한다.

이러한 특징을 가진 제조업 일자리를 확충하는 것은 노동공급 측면에서 국가적으로 수출을 통한 외화벌이를 유지하면서도 지속 가능한 민간일자리를 확보한다는 점에서 강점이 있다. 그런데 제조업 부문의 가파른 GDP(부가가치) 성장과는 대조적으로 고용은 장기적으로 정체 또는 소폭 하락하고 있는 추세를 보여, 제조업 전반에 걸쳐서는 ‘고용 없는 성장’이 확인되고 있다. 따라서 제조업 일자리의 확대가 어떠한 방식으로 가능한지에 대한 고민을 세부업종별 검토를 통해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제조업의 고용 창출을 위해 신산업이나 수출 주력 제조업과는 독립적인 분류체계인 일자리 제조업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출 주력 제조업 중 화학, 의약품, 의료용기기, 기계장비와 같이 양질의 일자리 순증가를 기대할 수 있는 업종이 존재하며, 수출 비중이 낮은 비주력 산업 중에서도 전기장비(이차전지를 제외), 정밀기기, 금속가공, 고무·플라스틱 업종을 중심으로 제조업 일자리 확대 전략이 추진가능하다. 이들 일자리 제조업을 다른 각도에서 조명하면, 화학과 금속가공은 전자부품, 자동차, 건설업의 ‘소재’를 생산하고, 고무·플라스틱과 전기장비는 다른 산업의 ‘부품’을 생산하는 비중이 높으며, 일반기계와 특수기계는 다른 산업의 ‘장비’를 생산하는 소부장 산업에 해당한다.

정부가 범부처 차원에서 시스템반도체, 미래차, 바이오헬스로 구성된 BIG3를 중심으로 혁신성장 추진전략을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와중에, 사실 자동차와 전자부품 제조업 그 자체에서는 충분한 양의 고용이 새롭게 창출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바이오헬스는 일자리 창출 여력이 충분할 것으로 보이며, 자동차와 전자부품의 소재·부품·장비 전후방산업에 해당하는 ‘일자리 제조업’에서는 충분한 양의 고용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저출산, 혼인율 하락,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증가 트렌드와 부합하는 식료품 제조업에서의 고용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는데, 이 산업은 급여수준은 낮지만 고령 노동자를 큰 폭으로 수용할 수 있어 지속적인 정책적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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