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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데타·코로나에 홍수까지 덮친 미얀마…“군부, 수해도 방관”

쿠데타·코로나에 홍수까지 덮친 미얀마…“군부, 수해도 방관”

기사승인 2021. 07. 29.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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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로 인한 홍수가 발생한 미얀마 몬주에서 자원봉사자들이 구호활동을 벌이고 있는 모습./사진=미얀마나우 캡쳐
군부 쿠데타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미얀마에 홍수까지 겹쳐 수재민이 발생하고 있다. 시민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지만, 미얀마 군부는 수재민 지원·수해복구 등 일련의 대응마저 하지 않은채 방관하고 있다.

29일 이라와디·미얀마나우 등에 따르면 미얀마 남동부 카인·몬·타닌타리 주와 서부 라카인 주가 폭우로 인한 홍수로 곳곳이 침수됐다. 한때 시간당 170㎜가 넘게 쏟아진 폭우로 저지대 대부분이 물에 잠겼으며, 산사태와 주택·도로 붕괴 등의 피해가 잇따랐다.

그러나 이들 지역에 당국의 대응은 전무하다. 수 천명의 주민들이 집을 잃고 당장 먹을 식량조차 없지만 당국의 구호캠프는 없다. 최근 코로나19가 확산하며 사망한 사람들의 수습을 돕는 자원봉사 단체를 비롯, 시민들이 자체적으로 조직한 봉사 단체만이 시민들의 구조와 수재민들에게 식량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 26일 폭우로 살윈강의 제방이 무너져 주민들이 대피한 남동부 모울베인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구호 활동가는 현지 매체 미얀마나우에 “구호 캠프조차 없다”며 “아직 고지대에 있는 주민들에게는 개인 기부자와 함께 쌀·계란과 라면 등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태국과의 접경 지대로 침수 당시 지역 자선단체의 도움을 받아 대피했다는 미야와디 지역의 한 주민은 “우리 지역 수해 피해자만 1000명정도다. 군부는 아직 아무런 지원도 하지 않고 있다”며 “장례를 돕던 자선단체만이 왔고 그들이 모든 희생자를 구조했다”고 말했다.

서부 라카인 주에서도 홍수 피해가 잇따랐다. 지난 27일 폭우가 쏟아져 대부분의 지역이 침수된 라카인주 탄드웨 타운십의 주민들은 여전히 진흙으로 뒤덮인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지역 시민단체는 “1000명이 넘는 수재민들에게 쌀과 카레를 나눠줬다. 모든 종류의 구호품이 시급히 필요하다”고 밝혔다.

코로나19로 인해 상황이 어렵던 탄드웨 타운십은 홍수로 엎친 데 덮친 격이다. 병원도 물에 잠겼고 치료 받던 코로나19 환자들도 황급히 대피해 수도원에서 치료를 이어가고 있다. 폭우로 가로수와 가로등이 쓰러져 전기도 끊긴 가운데, 현지 주민들은 “군 당국은 침수된 병원을 청소하는 것 외에 수해 피해를 입은 주민들을 돕기 위한 일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며 “군부는 수해를 방관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동남부 지역에 이어 서부 지역에서도 홍수 피해가 발생하고 있지만 수재민이 몇 명인지, 피해 규모조차 파악할 수 없는 상황이다. 카인주·몬주·라카인주는 군부 쿠데타를 규탄하던 시민들에 대한 군부의 탄압으로 수백명의 시민들이 목숨을 잃은 곳이다. 게다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수많은 시민들이 검사나 치료도 받지 못한 채 죽어가고 있다. 군부의 유혈 탄압·코로나19에 이어 홍수까지 설상가상이지만, 군부는 수해조차 방관하고 있다. 이 와중에 군부는 최근 사가잉·친주 등에 병력을 투입해 반군 색출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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