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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투자도 가상으로?”…메타버스 펀드에 몰린 뭉칫돈

“이젠 투자도 가상으로?”…메타버스 펀드에 몰린 뭉칫돈

기사승인 2021. 08. 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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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같은 가상공간에 투자 '인기'
순자산 KB 322억·삼성 280억 몰려
"언택트 수혜로 성장가능성 높지만
성장주 실적부담·반짝관심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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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가상세계를 합친 ‘메타버스 펀드’에 투자자들의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문화가 일상화되면서, 현실세계와 똑같이 사회·경제·문화 활동을 누릴 수 있는 메타버스 펀드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메타버스가 새로운 수혜주로 떠오르자 증권사들은 잇따라 관련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지난 6월 출시된 ‘KB 글로벌 메타버스경제’, ‘삼성 글로벌 메타버스’ 등을 필두로 올해 안에 3~4개 증권사가 메타버스 관련 펀드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시·공간 제약 없이 다양한 활동을 돕는 메타버스 관련 산업이 향후 대세 먹거리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다만 일각에선 메타버스 펀드가 기존 ETF(상장지수) 펀드와 특별한 차이가 없어, 자칫 일시적 유행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또 메타버스 관련 산업이 주로 성장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어 단기 과열에 따른 조정 가능성에도 주의를 요구했다.

4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메타버스 펀드의 설정액은 612억5200만원이다. 순자산은 KB자산운용의 ‘KB글로벌메타버스 경제펀드’가 322억2800만원, 삼성자산운용의 ‘삼성 글로벌 메타버스펀드’가 280억2400만원을 나타냈다. 설정한 지 두 달이 채 안 됐지만, 양 사의 펀드 모두 평균 300억원의 뭉칫돈이 몰려들었다.

다만 수익률 부분에선 두 펀드의 희비가 엇갈렸다. ‘KB 글로벌 메타버스 경제 펀드’는 지난 3일 기준 수익률 1.95%를 기록 중인 반면 삼성 글로벌 메타버스 펀드는 1.40% 하락세를 보였다.

‘KB글로벌 메타버스 경제 펀드’는 KB자산운용이 지난 6월 14일 국내 최초로 출시한 메타버스 관련 펀드로, 소프트웨어와 콘텐츠 등을 제공하는 기업에 주로 투자하고 있다. 현재 편입된 종목은 페이스북,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오토데스크, 엔비디아, 유니티소프트웨어, 로블룩스, 하이브, 아마존 등이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시간과 물리적인 공간의 제약을 극복하길 원하는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로 인해 향후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한 영역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지난 6월 28일 출시된 ‘삼성 글로벌 메타버스펀드’ 역시 KB자산운용처럼 글로벌 메타버스 관련 기업에 주로 투자하고 있다. 현재 투자 중인 곳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애플, 구글, 소니 등이다. 최병근 삼성운용 매니저는 “메타버스는 기존 대면 경제 시스템을 위협하는 동시에 수많은 기업들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메타버스 펀드에 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자, 최근엔 미래에셋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 NH아문디자산운용, 신한금융투자가 메타버스 관련 펀드 출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아직 구체화 여부를 논의 중이지만, 올해 안에는 메타버스 관련 펀드가 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언택트 문화가 앞당겨지면서 시·공간 제약 없이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는 메타버스 관련 산업이 향후 대세로 자리 잡을 것으로 판단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메타버스는 교육, 연애, 레저 등 미래 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모든 분야를 아우르고 있다”면서 “특히 교육분야는 대학을 굳이 갈 필요가 없단 생각이 들 정도로 퀄리티가 계속해서 좋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마존이 10년 넘게 적자를 보다가 겨우 흑자로 돌아서도 현재 미국에서 시가총액이 가장 큰 회사 중 하나”라며 “투자란 이러한 미래성을 보고 해야 된다고 본다”고 밝혔다. 차동호 KB자산운용 ETF운용실장은 “시·공간의 제약을 극복하는 편리함에, 현실과 구분할 수 없을 정도의 감각적인 경험 속에 인류는 빠져들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따라서 관련 기업의 주가도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KB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이 내놓은 메타버스 펀드가 기존 ETF 펀드와 차별화가 크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또 메타버스가 자칫 일시적 유행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임지용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메타버스 관련 펀드라고 특별한 건 없는 것으로 보이며, 기존 ETF 펀드에도 다 있는 종목들”이라면서 “다만 메타버스 펀드에 대형 기술주들이 많이 편입돼 있어 수익 측면에선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메타버스라고 하는 투자 테마에 신성장 기업들을 끼워 놓은 것으로, 기존 ETF와 차이점을 부각시키지 못하면 일시적 유행에 그칠 수 있다”면서 “또 아무리 미래 성장 가치를 반영해 투자를 한다고 해도 언젠간 실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걸 인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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