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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카불공항, 미국의 비참한 그림”...독일 대통령 “정치적 서구의 수치”

CNN “카불공항, 미국의 비참한 그림”...독일 대통령 “정치적 서구의 수치”

기사승인 2021. 08. 18.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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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아프간 점령에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비판 거세
CNN "바이든에 정치적 상처...미국의 비참한 그림"
NYT "바이든 아프간 철군에 초당적 분노"
아프간 철군에 대한 미 여론 악화
BIDEN AFGHAN BRIEFING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한 대 국민 연설에서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하는 데 결정적 계기를 제공한 미군 철수 결정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사진=UPI=연합뉴스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재점령의 결정적 계기를 제공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 미 의원들 사이에서 초당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친 민주당으로 분류되는 미국 매체들도 바이든 대통령의 철군 결정 옹호를 비판했으며 미국민의 여론도 악화하고 있다.

◇ CNN “카불공항 이미지, 바이든에 정치적 상처...민주주의 수호자 미국의 비참한 그림”

미국 CNN방송은 17일(현지시간) 수 천명의 아프간인들이 카불공항에 몰려들었으며 수 백명이 이륙하는 미 공군 수송기에 탑승하려고 활주로를 달리고, 일부는 매달렸다가 떨어져 사망하는 이미지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정치적으로 깊은 상처를 입혔고, 오랫동안 스스로를 민주주의와 인권, 그리고 인도주의의 글로벌 리더이자 수호자로 여겨온 미국의 비참한 그림을 그렸다고 평가했다.

CNN은 바이든 대통령이 전날 대국민 연설에서 ‘백악관이 혼돈을 야기하는 방식으로 철수를 망쳤고, 미군과 연계된 수천명의 아프간인들을 잔인한 반발(backklash·보복)에 노출시킬 수 있는가’라는 당면한 질문을 편리하게 무시하고 ‘미국이 가장 긴 전쟁을 떠나야 하는지, 아니면 계속 싸워야 하는지’에 관한 문제로 재구성하려고 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CNN은 바이든 대통령은 거의 모든 곳으로 비난을 퍼부었다며 20년 전쟁이 그렇게 오래 지속되도록 내버려 둔 전임 대통령들을 암묵적으로 비난했고, 수년간 미국 자금과 훈련에도 불구하고 싸우지 않은 아프간 지도자들과 군인들을 맹공격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비난이 연설을 한 백악관 이스트룸의 화려하게 장식되고, 금빛 커튼이 쳐져 있는 호화로움의 안전함 때문에 작성하기 쉽고 오히려 냉담한 요점이라고 비꼬았다.

Afghanistan
수백명의 아프가니스탄인들이 16일(현지시간) 카불공항을 이륙하는 미군 수송기 C-17에 탑승하려고 시도하고 있다./사진=AP=연합뉴스
◇ NYT “바이든 아프간 철군에 초당적 분노”...바이든, 탈레반 아프간 장악 때 여름 휴가 중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의원들이 아프간 철군에 초당적으로 분노하고 있다며 바이든 대통령이 철군에 대한 광범위한 컨센서스(전원 합의)에 도달했던 양당 정치인들의 옹호를 기대한다면 실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NYT는 아프간 철군 결정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사과하지 않는 변호는 일부 민주당 소속 의원들을 그의 편으로 끌어들였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여전히 카불에 닥친 혼돈에 대한 양당 의원들의 분노와 점점 더 늘어나는 공개적인 비판에 직면해 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탈레반이 아프간을 사실상 장악한 지난 15일 대통령 별장 캠프 데이비드에서 여름 휴가를 보낸 것도 비판받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13일 오후 탈레반이 아프간의 주요 지방 도시를 점령하면서 수도 카불을 공격하고 있던 13일 오후 야구모자를 쓰고 캠프 데이비드로 떠났다.

그리곤 약 72시간이 지난 16일, 대국민 연설을 위해 백악관에 돌아왔다가 연설을 마치고 곧바로 별장으로 돌아갔다.

1975년 베트남 사이공 함락 이후 미국 최악의 외교 및 군사적 실패로 기록될 카불 함락에도 불구하고 별장을 사실상 떠나지 않았고,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토니 블링컨 국무장관·마크 밀리 합참의장·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과 화상회의나 전화통화만 했을 뿐 대면 긴급대책회의를 소집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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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명의 아프가니스탄인들이 15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서 미국 공군 수송기 C-17 글로브마스터에 탑승하고 있다./사진=AP=연합뉴스
◇ WSJ “알카에다 등 소셜미디어에 탈레반 아프간 장악 축하 글...테러 단체 부활 우려 커져”

바이든 대통령이 철군 명분으로 내세운 아프간에서 대(對)테러 전쟁 임무가 끝났다고 주장한 것도 설득력을 잃어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소셜미디어에 탈레반의 아프간 장악을 축하하는 글을 많이 올리고 있다며 알카에다 등 테러 단체들의 부활 우려가 커졌다고 전했다.

◇ 아프간 철군에 대한 미 여론 악화

이런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아프간 철군에 대한 미국민의 여론이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49%가 철군을 지지했다고 전했다. 지난 4월 같은 조사의 69% 지지에서 20%포인트가 하락한 것이다.

37%는 철군 결정을 반대했다. 4월 조사의 16%의 두배가 넘는 수치이다. 이 조사는 폴리티코와 여론조사업체 모닝컨설트가 13∼16일 유권자 1999명을 상대로 진행한 것이다.

◇ 미 이어 두번째 많은 군대 아프간 파병 독일서 철군 비판 목소리...독일 대통령 “카불 이미지, 정치적 서구의 수치”

미국에 이어 두번째 많은 군대를 아프간에 파병한 독일에서도 철군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나왔다.

요슈카 피셔 전 독일 외무장관은 “2001년 9·11테러 이후 미국과의 아프가니스탄 파병은 불가피했다”면서도 “지난 5월 아프간에서의 성급한 철군 결정은 또 다른 실책”이라고 말했다고 독일 일간 디벨트가 전했다.

피셔 전 장관은 녹색당 창당참가자로 게르하르트 슈뢰더 사민당(SPD) 정부(1998~2005년)에서 부총리 겸 외무장관을 지내면서 독일 연방군의 아프간 연합군 참여를 결정했다.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은 “우리가 책임을 공유하는 인간의 비극을 경험하고 있고, 우리를 뒤흔들고, 세상을 변화시킬 정치적 단면을 경험하고 있다”며 “카불공항에서 절망의 이미지들은 정치적인 서구의 수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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