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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커스 갈등’ 확산, 호주에 반기든 프랑스→프랑스 손든 EU

‘오커스 갈등’ 확산, 호주에 반기든 프랑스→프랑스 손든 EU

기사승인 2021. 09. 21.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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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가 지난 16일 캔버라에서 미·영·호주 3개국 안보 협력체인 오커스를 창설한다고 발표하고 있다. /EPA연합
미국·영국·호주가 손잡은 이른바 ‘오커스’를 바라보는 유럽연합(EU)의 속내가 복잡하다. 직격탄을 맞은 중국은 물론 핵잠수함 수주를 놓고 3개국의 안보동맹에 반기를 든 프랑스와 프랑스를 지지하는 EU의 갈등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20일(현지시간) 클레망 본 프랑스 외교부 유럽담당 장관은 “약속을 지키는 것은 민주 국가들과 동맹국 사이 신뢰의 조건”이라며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와 최근 인터뷰에서 오커스를 비난했다고 CNN 등이 전했다.

그러면서 신뢰할 수 없는 호주와는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압박했다. 그는 “우리가 신뢰하지 않는 나라와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무역 협상을 진행하는 것은 생각할 수 없다”고 밝혔다.

프랑스가 우방국인 오커스 안보동맹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는 이면에는 방산 계약이 자리한다는 분석이다. 오커스가 생기기 전 호주는 프랑스 방산업체 나발 그룹과 최대 12척에 달하는 디젤 잠수함을 공급받기로 했다. 계약규모만 560억유로(약 77조원)인 초대형 프로젝트가 오커스로 인해 파기 수순으로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대신 호주는 오커스 파트너인 미국·영국과 손발을 맞춰 핵 추진 잠수함을 개발하는 쪽으로 선회했다.

프랑스 정부 측에서 “동맹국들에게 배신을 당했다”는 강력 반발이 공개적으로 나오는 배경이다.

보복의 칼날은 EU와 호주가 체결할 FTA 협상의 비토(거부)로 나타날 가능성이 제기된다. 2018년 6월부터 EU와 FTA 협상을 시작한 호주는 회담이 11라운드를 넘어섰다. 그런데 EU 주요 회원국인 프랑스가 계속 반대하면 협정이 지속되지 못한다. EU 고위 간부들은 호주의 사과를 요구하며 프랑스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모양새여서 더욱 그렇다.

따라서 호주-EU간 FTA 협상 자체에 제동이 걸렸다. “EU 집행위원회가 27개 회원국을 대표해 무역 협상을 진행하지만 프랑스가 반대를 하면 호주와 FTA 협상을 계속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CNN은 내다봤다.

앞서 직접 이해관계자인 중국도 오커스 발족에 발끈했다. 외교부 자오리젠 대변인은 “미·영이 호주와 핵잠수함 합작을 진행하는 건 지역의 평화·안정을 심각하게 해치고 군비경쟁을 심화시키고 국제 핵 비확산 노력을 해친다”며 “핵 수출을 지정학 게임의 도구로 삼는 건 무책임하다. 폐쇄적이고 배타적인 소그룹, 소집단을 만드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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