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대금 줄며 순이익 20% ↓
메리츠증권, 나홀로 성장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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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는 증시 활황에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지만 하반기 들어 거래대금 감소로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이 줄고 증시 부진에 트레이딩 수익도 악화될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기업금융(IB) 부문은 양호할 것으로 전망돼 IB의 성과가 3분기 희비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삼성증권·메리츠증권·키움증권 등 5개 상장 증권사의 3분기 당기순이익 추정치(컨센서스)는 모두 1조1305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4.4% 감소한 수준이다. 직전 분기 1조2837억원보다도 11.9% 줄어든 수치다.
눈에 띄는 곳은 메리츠증권이다. 다른 증권사와 달리 실적 성장이 예상된다. 메리츠증권의 3분기 순이익은 17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9% 증가할 것으로 관측됐다. 추정치대로라면 15개 분기 연속 순이익 1000억원 달성이다.
메리츠증권은 거래대금 하락에도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구조다. 이 회사는 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IB 부문에서 성과를 올리고 있다. 상반기에는 IB 부문에 더해 트레이딩과 홀세일, 리테일 등 나머지 사업 부문에서도 호실적을 올리며 반기 기준 실적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반면 대부분의 증권사는 실적 성장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NH투자증권은 3분기 순이익은 36.1% 줄어든 1530억원으로 전망됐다. 키움증권의 순이익도 33.4% 감소해 175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됐다. 미래에셋증권(-24.2%)과 삼성증권(-23.2%)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순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승승장구하던 증권사 실적 증가세에 적신호가 켜진 이유는 거래대금 감소가 꼽힌다. 3분기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개인투자자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19조3000억원이었다. 지난해 2분기(16조8000억원) 이후 가장 작은 규모다.
올해 1분기 24조5000억원까지 증가했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2분기 하락세로 돌아선 뒤 3분기에는 20조원에도 못 미쳤다. 특히 지난달 일평균 거래대금은 17조7000억원으로 대폭 줄었다. 이에 더해 거래일수도 전 분기보다 줄어들었다.
브로커리지뿐만 아니라 트레이딩에서도 실적이 악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기업들의 실적 둔화 우려로 증시가 부진한데다 금리 상승으로 채권시장 약세가 이어지면서 증권사 내 원화 채권 트레이딩 부문 손실이 커지고 있어서다.
자금 조달 수요가 높았던 점을 고려하면 IB 부문은 상대적으로 선방할 것으로 관측된다. 3분기에도 역시 공모주 투자 열풍에 힘입어 기업공개(IPO)가 이어졌고, 금리 상승에 앞서 자금을 조달하려는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 수요도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에 대한 관심도 되살아나고 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3분기에는 증시 부진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전 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할 전망”이라며 “대체로 컨센서스를 상회하거나 부합할 전망인데, 거래대금과 신용공여 잔고, 운용 성과는 감소하였으나 PF 성과가 다시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