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최선단 14나노 D램 양산
EUV공정 적용해 생산성 20% 향상
SK하이닉스, 하반기 'DDR5' 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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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대만 정보기술(IT)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D램 수요는 올해보다 16.3%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보인다. D램이 주로 쓰이는 스마트폰, 서버, 노트북(PC) 시장의 내년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돼서다. 특히 노트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판매가 급증했다. 2020~2021년 노트북 판매가 집중된 만큼 당분간 2~3년은 판매가 둔화될 것이란 관측이 대세다.
반면 세계 D램 제조사(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D램 공급량은 올해보다 17.9% 증가할 전망이다. D램 시장에서 수요보다 공급이 넘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트렌드포스는 “D램 시장은 올해 4분기부터 가격이 하락하고, 내년 상반기까지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년 D램 제품의 평균 판매가격은 올해보다 15~20%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D램 가격 하락에 적극 대비하고 있다. 올해 2~3분기 메모리반도체 사업에서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하고 있지만, 당장 내년에는 이익 감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양사의 세계 D램 시장 점유율 합은 지난 2분기 기준 80%를 웃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분기 D램 시장 점유율(매출 기준)은 43.2%, SK하이닉스는 28.2%로 집계됐다.
삼성전자는 이번 달부터 극자외선(EUV) 업계 최선단 14나노미터(㎚) D램 양산을 시작했다. 5개의 레이어에 EUV 공정이 적용된 이번 14나노 D램은 업계 최고의 웨이퍼 집적도로 이전 세대 대비 생산성이 약 20% 향상됐고 소비전력은 이전 공정 대비 약 20% 개선된 기술이다. EUV 기술의 D램 공정 적용은 비용절감 때문이다. EUV로 더 정밀한 회로를 그리는 과정을 단축하면 그만큼 비용을 줄일 수 있어서다. EUV 공정에 필요한 ‘마스크’ 개발도 막바지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 공정은 차세대 D램으로 불리는 ‘DDR5(Double Data Rate 5)’ 대중화를 위해 가장 먼저 적용됐다.
SK하이닉스도 올해 7월 비용절감을 할 수 있는 EUV를 전 세계 최초로 적용해 10나노급 1a D램 양산에 돌입했다. SK하이닉스의 10나노급 D램은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14나노급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향후 1a D램 모든 제품을 EUV를 활용해 생산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외에 내년부터 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되는 DDR5 제품의 양산도 올해 하반기 시작할 예정이다.
미국 마이크론 역시 EUV 공정 도입을 발표했다. D램 시장은 1위가 이익을 독식하고 2~3위의 이익률은 1위에 미치지 못한다. 마이크론은 3위로 그동안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못 미치는 이익률을 기록해왔지만 EUV 공정 도입으로 이 격차를 따라잡겠다는 계획이다.
안기현 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메모리 반도체의 가격 하락은 매년 4분기와 1분기에 나타났던 현상으로, 기업들이 기술 개발과 설비 투자를 하는 이유는 3년 뒤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단기적인 가격 하락보다 매년 늘어나는 전체적인 수요 증가폭에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반도체 업계는 신제품 개발 뒤 투자와 개발을 쏟는 경향이 있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앞으로 차세대 메모리 DDR5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며 “대중화에 성공할 시 시장 점유율 우위에 설 수 있는 기술 초격차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