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원자재가 부담 커져
소비자물가 상승 압박 강해
|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2021년 9월 생산자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111.13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월보다 0.2%, 전년 동기 대비 7.5% 상승한 수치다. 생산자물가는 11개월 연속 오름세로, 지난 4월부터 6개월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9월 생산자물가를 끌어올린 것은 공산품 가격이다. 공산품의 생산자물가지수는 전달보다 0.3% 올랐다.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국제 유가가 고공행진하면서, 석탄·석유제품(2.1%), 화학제품(0.4%) 등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전력·가스·수도·폐기물(99.43)도 한 달 전보다 2.0% 올랐다.
농림수산품의 경우 농산품이 내리면서 전월 대비 0.8% 하락했고, 서비스는 운송서비스가 올랐지만 사업지원서비스 등이 내려 전월 대비 보합세를 유지했다. 특수분류별로 보면 식료품은 전월 대비 0.4% 하락했고, 신선식품은 전월 대비 0.7% 내렸다. IT도 0.3% 하락했다. 반면 에너지는 2.1% 상승했다.
최진만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장은 “9월 석탄 및 석유제품, 1차금속제품을 중심으로 공산품이 올랐다”며 “올해 생산자물가지수의 추이를 보면 국제 유가나 원자재 가격의 상승이 이어지면서 오름세가 이어졌고, 앞으로도 해당 요인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원재료 등 생산자물가가 오르면 원재료를 받아 중간재, 최종재 등을 생산하는 기업 등 생산 단계별로 원가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생산자물가지수는 국내생산자가 국내시장에 공급하는 상품 및 서비스의 가격변동을 측정하는 통계다. 통상 생산자물가지수는 소비자물가지수에 선행하는 지표인 만큼, 추후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실제로 9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5% 오르며, 반년 동안 2%대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김상봉 한성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생산자물가는 선행지수라 소비자물가가 뒤따라온다”며 “2~3개월 후에 소비자물가가 많이 오를 수 있다”며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 중간재와 최종재와 생산 기업에는 원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기업 최종재 가격이 오르면 물가가 오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원유를 많이 쓰는 기업은 경쟁력이 악화될 테고, 원자재를 덜 쓰는 쪽에서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낮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산업에 좋지 않은 영향”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