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순영업수익 99% 다시 껑충
ROE 16% 두자릿수 목표 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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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증권의 선방은 캐시카우(주 수익원)인 기업금융(IB) 덕분으로 풀이된다. 하반기 들어 유동성 장세가 끝나가면서 브로커리지 수익 감소로 주춤한 다른 증권사와 달리 성장세를 기록했다.
8일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3분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19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7%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628억원으로 15.4% 늘었다.
지난해 위축됐던 IB부문이 99.6% 증가한 1367억원의 순영업수익을 기록하며 기지개를 켰다. 금융수지(이자수익) 부문은 602억원으로 13.2% 늘었다. 트레이딩과 브로커리지 부문에서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1414억원, 250억원의 순영업수익을 올렸다.
자산관리(WM)부문의 경우 수익 규모 자체가 70억원으로 크진 않지만 전년 대비 증가율 66.7%로 높았다. 1억원 이상 고객수는 지난해 3분기 8300명대에서 올해 1만명을 넘어섰다.
앞서 발표한 3분기 증권사 실적을 살펴보면 NH투자증권은 전년 동기 대비 당기순이익이 10.4% 감소했고, KB증권 역시 18.3% 줄었다. 신한금융투자는 사모상품 관련 영업외비용이 인식되면서 65% 급감했다. 한국투자증권(139.8%)과 하나금융투자(17.3%)는 전년 대비 증가했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카카오뱅크 기업공개(IPO)에 따른 지분법이익(세전 4780억원)이 반영되면서 급증했다.
하반기 들어 증시가 부진하면서 증권사들의 실적도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증권사들은 주식 투자 열풍에 힘입어 지난해부터 세 자릿수의 실적 성장률을 기록해 왔는데 3분기 들어 유동성이 급감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9월 일평균 거래대금은 24조9000억원으로, 일평균 거래대금이 25조원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11개월 만이다. 올해 1분기 일평균 거래대금 33조5000억원보다는 26% 줄어든 수준이다.
메리츠증권 역시 지난해 위탁매매 수익이 급증했지만, 주 수익원인 IB와 트레이딩에서 안정적 실적을 올리며 올 3분기에도 성장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3분기 말 자기자본은 5조786억원으로 최희문 대표이사 부회장이 취임한 2010년(5912억원)에 비해 10배 가까이 늘었다.
메리츠증권의 연결 기준 연환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6%를 기록해 전년 동기(13%) 대비 3%포인트 올랐다. 회사는 올해 ROE 10% 이상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었는데 이미 목표달성엔 성공했다.
이 회사는 높은 우발채무 비율이 꾸준히 지적돼 왔는데 올 3분기에도 리스크 관리에 힘썼다는 설명이다. 올 3분기 자기자본 대비 우발부채 비율은 96%,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채무보증 비율은 62%로 나타났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성장한 메리츠증권은 2019년 자기자본 대비 우발부채 비율이 214%에 달하기도 했다.
당시 부실을 우려한 금융당국이 규제를 강화하면서 메리츠증권도 지난해부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익스포저(리스크에 노출된 금액)를 축소해 왔다. 이에 올 3분기에도 규제 대비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회사 관계자는 “전사적 노력을 기울여 IB, 세일즈&트레이딩, 리테일 부문에서 차별화된 사업기회를 발굴하며 전 분기를 능가하는 실적을 달성했다”며 “최근 국내외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된 만큼 남은 기간 우수인력과 재무적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시장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