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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글로벌 공급망, 미국과 보조 맞추는 게 좋다

[사설] 글로벌 공급망, 미국과 보조 맞추는 게 좋다

기사승인 2021. 11. 18.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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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서린 타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18일 한국에 왔다. USTR 대표의 방한은 10년 만이다. 글로벌 공급망과 관련된 협의 내용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로이터 통신은 SK하이닉스가 중국 장쑤성 우시 반도체 공장 수율 개선을 위해 초미세공정 핵심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설치할 계획이지만 미국이 제동을 걸어 무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우시 공장은 SK하이닉스 D램 칩의 절반가량을 생산하는데 전 세계 D램 생산량의 15%를 점유한다. SK하이닉스는 비용절감과 생산속도 개선을 위해 EUV 장비로 공정 개선이 필요한데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삼성전자나 미국 마이크론과의 경쟁에서 불리하게 돼 미·중 갈등의 희생자가 될 수 있다는 게 보도의 요지다. SK에 복병이 아닐 수 없다.

미국은 무역·군사 등을 총동원, 중국을 견제하고 있는데 핵심이 반도체와 통신 공급망이다. 중국으로의 기술이전은 물론 중국 현지 생산도 억제하고 있는 상황에서 SK하이닉스가 중국 공장의 성능을 개선한다고 하면 반대할 소지가 크다. 미국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대만 TSMC, 미 마이크론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에게 반도체 자료를 요구하기도 했다.

경제계는 미·중 충돌의 불똥이 혹시라도 한국기업으로 튈 것을 우려하고 있다. 공급망 문제는 일개 기업 차원의 일이 아니다. 정부가 함께 풀어갈 과제다. USTR 대표가 한·미, 한·중 무역부터 철강관세와 기후협약 등 구체적 현안을 논의할 텐데 SK하이닉스 문제도 거론된다고 봐야 한다. 우리 기업이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정부가 적극 역할을 해야 한다.

한·미는 정상회담에서 공급망 구축에 합의했고, 조 바이든 대통령은 반도체, 배터리 회의에 한국을 연속 초청했다. 한국을 최고의 공급망 파트너로 여긴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SK하이닉스는 중국 공장 개선 못지않게 미국·유럽 등 큰 시장도 생각해야 한다. 한·미가 군사동맹을 넘어 기술동맹으로 가는 마당에 미국과 반대로 가기보다 보조를 맞추는 것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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