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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금리 시대 끝났다…한은, 기준금리 연 1%로 인상(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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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주 기자

승인 : 2021. 11. 25. 16:55

이주열 "1분기 추가 인상 배제 안 해"
올해 물가 상승률 전망치 2.1%→2.3%
20211125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_3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제공=한국은행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에 따라 금리는 기존 연 0.75%에서 연 1%로 인상됐다. 코로나19 사태 확산 이후 지난해 3월부터 이어진 ‘제로(0)금리’ 시대도 막을 내렸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1% 기준금리도 여전히 ‘완화적’이라고 평가하며 내년 1분기 금리 추가 인상도 시사했다.

25일 한은 금통위는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0.75%에서 1%로 0.25%포인트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2020년 2월 1.25% 이후 1년9개월 만에 1%대로 회귀했다. 이날 회의에선 주상영 금통위원이 기준금리를 현 수준(0.75%)으로 유지하는 것이 좋겠다는 소수의견을 냈다.

지난 8월 한은 금통위는 기존 연 0.5%에서 0.75%로 금리를 인상했다. 하지만 물가는 잡히지 않았다. 실제로 10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대비 3.2% 상승해 9년9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이는 한은의 물가 관리 목표치 2%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이에 금통위가 이번 회의에서 금리 인상에 나설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 총재는 금리 인상 배경에 대해 “최근 국내경제가 글로벌 공급 차질에도 꾸준히 상승 중”이라면서 “물가 상승 압력은 당초 예상보다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이는 점, 금융불균형 누적에 유의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기준금리를 인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추후 금통위는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적절히 축소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 총재가 현재의 금리 수준은 여전히 ‘완화적’이라는 입장을 강조해, 내년 초 금통위에서 추가 금리 인상도 점쳐진다. 다음번 한은 금통위의 통화정책방향 회의는 2022년 1월14일로 예정돼 있다. 이 총재는 “최근 경제성장세와 물가 흐름세가 많이 확대되면서 실질적 완화 정도는 이전보다 확대됐다”면서 “내년 1분기 (기준금리 추가)인상을 배제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전문가 또한 내년 초 금통위에서의 추가 금리인상을 예상하고 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1% 기준금리에서 추후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인 1.25~1.75% 사이까지는 올릴 것”이라며 “최근 물가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는 등 내년 1분기에도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유인이 충분히 있어 경제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기준금리 상승으로 가계대출 금리 인상폭이 빨라지면서 단기간 이자부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지난 9월 한은이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르면, 가계의 이자부담은 지난해 말 대비 2조9000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총재 또한 “현재 가계대출 중 변동금리 비중이 75%에 이르고 있어서 가계 이자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가계의 이자부담 증가를 인정했다. 다만 이 총재는 금리 인상에 따른 소비 위축에 대해선 회의적 입장을 표했다. 이 총재는 “(금리인상 여파로) 가처분소득이 줄어 소비가 제약될 수 있으나, 최근 민간소비는 경제활동 정상화와 재정쪽 지원 확대로 빠르게 반등하고 있다”며 “대출금리 인상으로 소비 제약이 있겠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그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이날 수정 경제전망도 공개했다. 한은이 바라본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4.0%로, 지난 8월 전망치와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내년 전망치 또한 3.0%로 기존 전망치를 유지했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기존 2.1%에서 2.3%로 높였다. 내년 물가 전망치 또한 기존 1.5%에서 2022년 2.0%로 높여 잡았다.

이 총재는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불과 3개월 전과 비교해 대폭 끌어올렸다”면서 “물가 전망을 높인 가장 큰 배경은 최근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이 예상보다 확대되면서 수요측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는 점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의 인플레이션 리스크에 대해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의 높은 변동성, 타 품목으로 물가 상승 압력 확장, 기대인플레이션 상승 등을 꼽았다. 이 총재는 “일반인의 기대 심리가 불안해진다면 추가적인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며 “가장 대표적인게 임금인상 요구를 통해서 추가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 총재는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2월 금통위에서의 기준금리 인상은 어려울 것이란 일각의 견해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그는 “기본적으로 기준금리는 금융경제 상황을 보고 판단하는 것이지 정치적 고려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어디까지나 경제적 고려를 하고 있어, 정치적 고려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김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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