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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점 찍고 박스권에 갇힌 증시…스톡옵션 행사 ‘역대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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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소영 기자

승인 : 2021. 11. 28. 16:24

코스피·코스닥 스톡옵션 물량 역대 '최대치'
대규모 주식 물량으로 주가에 악영향 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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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를 고점으로 평가한 기업 임직원들이 대거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스피와 코스닥이 각각 3000포인트와 1000포인트를 넘나들면서 차익실현을 위한 스톡옵션 물량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스톡옵션으로 인해 대규모 주식이 갑작스레 시장에 풀리면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행사 여부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28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11월 26일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행사된 스톡옵션은 76건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동안 스톡옵션 행사로 1112만 5000주에 달하는 주식이 추가 발행됐다. 추가된 자본금은 144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 스톡옵션 행사 건수인 61건과 발행주식수 405만 6000주, 자본금 22억원을 모두 크게 웃돈 실적이다. 지난 2019년 행사된 스톡옵션 건수가 66건에 그쳤고, 주식수는 660만 2000주, 자본금이 24억원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2년새 2배 넘게 증가했다.

코스닥시장의 경우 더 많은 스톡옵션이 행사됐다. 올해 1~11월 동안 코스닥시장에서 행사된 스톡옵션은 608건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385건 대비 2배가량 늘어난 규모다. 올해 발행 주식수인 4654만3000주도 전년 동기 2983만 9000건 대비 약 2배 정도 늘었다. 자본금도 111억원에서 196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스톡옵션은 회사가 임직원에게 자사 주식을 일정 한도 내에서 싸게 매입하는 권리를 주는 것이다. 임직원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임의처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입사 당시 1주당 5000원 가격의 스톡옵션 1000주를 부여받았는데, 5년 뒤 주가가 5만원으로 뛰어 이를 행사해 500만원에 불과했던 주가 평가익을 5000만원으로 늘릴 수 있다.

올해 스톡옵션이 대거 행사된 이유는 주가 때문이다. 코스피는 지난 7월 6일 종가 기준 3305.21포인트까지 오르면서 역대 최대치까지 올랐다. 코스닥도 지난 9월 7일 1054.43포인트까지 오르면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가가 사상 최고수준을 넘기면서 차익 실현의 적기라고 판단한 스톡옵션 보유자가 많았던 것이다.

하지만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이달 10일 기준 2930.17포인트, 987.75포인트까지 떨어졌다. 이처럼 주가 변동성이 확대된 부분이 스톡옵션 행사를 부추겼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기업들이 대거 기업공개(IPO)에 나선 점도 스톡옵션 행사의 배경으로 꼽힌다. 실제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코스피 IPO 공모금액이 17조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였던 2010년(8조 8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2조 2000억원), 크래프톤(4조 3000억원), 카카오뱅크(2조 6000억원) 등 BBIG(배터리, 바이오, 인터넷, 게임) 업종에 속하는 ‘대어급’ 기업들의 공모가 이어져서다.

코스닥 시장에선 바이오 기업을 중심으로 대규모 스톡옵션 행사 사례가 나타나기도 했다. 지난 7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큐라클의 김명화 대표는 12만주의 스톡옵션을 행사했다. 당시 행사가격으로 계산한 1주당 평가차익은 최소 13배(3384원 기준)에서 최대 89배(500원)에 이른다.

건강기능식품 전문기업인 프롬바이오 임직원도 지난 10월 상장 2주만에 발행 주식 수의 2.31%에 해당하는 스톡옵션을 행사했다. 스톡옵션 행사가를 고려하면 최점인 지난 8일 기준으로 볼때 스톡옵션 총 32만주의 행사규모는 43억 8400만원으로, 행사가와 비교하면 38억 7200만원의 차익실현이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스톡옵션 행사는 임직원의 권리인 만큼 주식 시장에 대한 판단에 따라 자유롭게 행사할 수 있다”면서도 “갑작스레 대규모 물량이 풀리면서 오버행 이슈가 발생할 수 있고, 주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행사 전에 시장 상황을 한 번이라도 돌이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설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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