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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근 KB국민은행장 내정자 “디지털 강화·탈 가계대출” 포부

이재근 KB국민은행장 내정자 “디지털 강화·탈 가계대출” 포부

기사승인 2021. 12. 02.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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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정 후 출근길서 포부 드러내
혁신 DNA로 지속가능성장 가속화
"윤종규, 자신감 갖고 소신껏" 당부
"나이는 숫자…성과주의 문화 정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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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근 KB국민은행장 내정자가 국민은행이 앞으로 가야할 길로 ‘디지털 강화’와 ‘탈(脫) 가계대출’ 등을 제시했다. 국민은행은 현재 리딩뱅크로서 입지를 탄탄히 하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은행들과는 여전히 큰 격차를 보이는데다, 빅테크 기업들의 거센 도전도 받고 있다. 이에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한단계 도약할 수 있는 청사진을 그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 내정자의 최우선 과제는 네이버와 카카오 등 금융시장에 빠르게 진출하고 있는 빅테크 기업을 견제할 디지털 경쟁력을 고도화하는 것이다. 또한 고령화가 심화될 수록 은행의 핵심 수익기반인 이자이익이 약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비이자수익 기반을 더욱 탄탄히 할 수 있는 기업금융(CIB)과 자산관리(WM) 등으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55세의 ‘젊은 은행장’ 수식어를 얻은 이 내정자는 나이에 구애받지 않는 ‘성과주의’ 문화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보수적인 은행 문화에 변화와 혁신의 DNA를 심겠다는 각오인 셈이다.

2일 이재근 KB국민은행장 내정자는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달성 가능한 목표보단 담대하게 목표를 제시하고, 달성하지 못해도 최선을 다하는 문화가 중요하다”면서 추후 경영 방향성을 설명했다. 당장의 목표보다는 은행의 지속가능성장에 포커스를 맞추고 경영전략을 수립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이날 이 내정자는 “영광스럽게도 차기 은행장 내정자 후보로 선임된 것은 KB국민은행을 조금 더 젊고 역동적인 조직으로 계속 발전시키라는 사명감과 숙제를 준 것 같다”고 소감을 말했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또한 이 내정자를 향해 “나이가 어리다고 그러지(주눅들지) 말고 자신감을 갖고, 소신껏 해라”라고 조언했다는 후문이다.

이에 화답한 이 내정자의 추후 과제는 젊은 대표의 감각으로 ‘디지털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다. 이날 그는 추후 플랫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지난 10월 말 오픈한 ‘뉴 스타뱅킹’ 어플을 꾸준히 개선해 핀테크 기업들의 도전에 맞서겠다고 말했다. 그는 뉴 스타뱅킹의 한 달 로그인 사용자 수를 현재 약 900만명에서 연말까지 1000만명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 내정자는 “뉴 스타뱅킹 출시까지 정말 준비를 많이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서 “(개선하기 위해) 고객들로부터 피드백을 받아 당일에 두 번씩 확인하고, 고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결코 핀테크 업체에 뒤처지지 않는 앱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덧붙였다.

또한 그는 내년 중 KB모바일인증서 가입자 수 1000만명을 달성하겠다는 복안이다. 지난 1일 기준 KB모바일인증서 가입자 수는 940만2653명이다. 모바일 인증서는 디지털 금융 서비스 활용을 위한 첫 관문인 만큼 국민은행이 놓칠 수 없는 분야다.

내년 경영전략 목표로는 ‘탈 가계대출’을 제시했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가계대출 성장을 통한 호실적을 기대하긴 어려워졌다. 이 내정자가 글로벌 확장과 기업금융(CIB)·자산관리(WM) 등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때라는 의미다.

이 내정자 또한 이자이익 수익성 저하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그는 “보통 연 7% 가량 성장세를 띄던 가계대출 성장률을 내년에는 4.5% 이하로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 은행 전체이익에서 이자이익은 85%를 차지하는데, 사회가 고령화되면서 대출을 안받게 되면 이자이익도 줄어든다”고 전망했다.

또 그는 “활로를 찾기 위해 CIB·WM·글로벌 진출·자본시장 투자 등에 역점을 두고 있다”며 “단지 내년뿐 아니라 긴 방향성에서 볼 때, 조직의 자원을 적극 투입해 비용이 들더라도 계속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내년 3월 대출 만기 연장과 이자 상환유예 등 코로나19 관련 금융지원이 중단되면 은행의 자산 건전성 악화 등의 문제가 대두될 수 있다.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 강화 또한 이 내정자의 과제다.

한편, 이 내정자는 세대교체라는 시각에 대해 성과와 능력으로 보여주겠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일각에선 ‘세대교체다, 젊은 행장이다’라고 얘기하는데 저를 은행장 내정자로 둔 것은 나이가 어려서는 아니다”라며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고 정신적으로, 업무적으로 준비가 되어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은행의) 임원분들도 젊은 사람이 (은행장 후보가) 되어서 고민이 많으신 분들도 계실 것”이라면서 “저는 능력에 맞게 보임하고 성과에 따라 보상하는 성과주의 문화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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