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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日 아베 가문처럼”…장남 세습 노리는 훈센 캄보디아 총리

“우리도 日 아베 가문처럼”…장남 세습 노리는 훈센 캄보디아 총리

기사승인 2021. 12. 05.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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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ES-CAMBODIA-POLITICS <YONHAP NO-3055> (AFP)
훈센 캄보디아 총리의 장남인 훈마넷 캄보디아군 부사령관./제공=AFP·연합
아시아에서 가장 오래 집권하고 있는 훈센 캄보디아 총리가 자신의 후임으로 장남을 지지하며 장기집권과 권력세습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번 내비쳤다. 여당인 캄보디아인민당(CPP)도 “(훈센 총리 장남인) 훈마넷 장군은 미래의 총리 적임자”라며 지지를 공식화했다.

5일 크메르타임스에 따르면 CPP는 전날 차기 총리 후보인 훈마넷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CPP는 “중앙 상임위원회는 훈 마넷이 캄보디아의 미래 총리가 될 적임자로 국가 발전을 지속적으로 수호할 적임자임을 믿는다”고 강조했다.

CPP의 이번 발표는 지난 2일 훈센 총리가 자신의 장남인 훈 마넷에 대한 적극적이고 전폭적인 지지를 선언한 이후 나왔다. CPP는 1979년부터 집권해오고 있으며, 훈센 총리는 1985년 총리 자리에 오른 뒤 현재까지 단독·공동 총리로 36년째 권력을 잡고 있는 아시아 최장기 집권 총리다.

2017년 치뤄진 총선에서는 제1야당인 캄보디아구국당(CNRP)가 CPP를 바짝 추격하기도 했으나 ‘외국세력과 내통했다’는 반역 혐의로 강제 해산된 이후 사실상 일당독재에 가까운 통치 체제를 구축했다.

지난 2일 시아누크빌 행사에 참석한 훈센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장남인 훈마넷이 후임 총리가 되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민주주의 탄압·독재와 권력세습 등의 비판을 인식한 듯 훈센 총리는 “그러나 선거를 통해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훈마넷이 바로 훈센 총리의 뒤를 이을지는 미지수다. 훈센 총리는 지난해 초 “앞으로 10년 동안은 캄보디아 정부를 더 이끌 것이다. 아직 승계나 권력 이양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오직 선거만이 총리를 만들 것이니 아들들도 빨라야 2028년에나 총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한 훈센 총리는 “아직 나를 대신해 캄보디아를 이끌 자격이 있는 사람은 없다”는 자신감도 내비쳤다. 지난 2일에도 훈센 총리는 자신의 정계 은퇴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훈센 총리의 후계로는 장남인 훈마넷과 막내 아들 훈마니가 거론돼 왔다. 훈마넷은 캄보디아인 최초로 미국 육군사관학교인 웨스트포인트를 졸업하고 현재 캄보디아군 부사령관과 합참 의장을 맡고 있다. 2018년에는 CPP에서도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중앙위원회의 상임위원으로 선출되는 등 사실상 후계 포석을 다져놨다. 2일 훈센 총리의 연설과 4일 이어진 CPP의 지지발표로 그가 ‘포스트 훈센’으로 낙점됐다는 분석이다.

야당 탄압으로 국내외 비판에 직면한 훈센 총리는 권력세습에 대해 일본 아베 가문을 거론했다. 그는 “일본의 아베 신조 전(前) 총리의 가문은 외조부가 총리를, 부친은 외무상을 지냈다”며 선거를 통해 정당한 승계가 이뤄질 것임을 재차 강조했다. 그러나 반역혐의로 해외에서 망명하며 훈센 총리에 맞서고 있는 CNRP의 전 지도자인 삼랭시는 로이터통신에 “캄보디아는 훈센 총리 가문의 소유물도 아니고 북한도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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