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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때문에” …베트남 축구 중계서 국가 음소거돼 논란

“저작권 때문에” …베트남 축구 중계서 국가 음소거돼 논란

기사승인 2021. 12. 08.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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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저녁 열린 AFF 스즈키컵 베트남-라오스 축구경기 중계 화면에 “음악(국가) 저작권 문제로 인해 국기 입장식 장면에서는 음소거가 된다”는 안내문구가 나온 모습./사진=중계화면 캡쳐
베트남에서 저작권 문제로 축구 중계방송 중 국가(國歌)가 음소거되는 사태가 발생해 거센 논란이 일었다. 국가가 음소거되는 초유의 사태에 결국 정부가 나서서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표준국가’를 배포했다.

논란은 지난 6일 저녁 열린 2020 아세안축구연맹(AFF) 챔피언십 스즈키컵 베트남-라오스 경기에서 시작됐다. 베트남 최고의 인기 스포츠라 할 수 있는 축구인 만큼 수백만명이 TV는 물론 유튜브를 통해 해당 경기를 시청했다. 8일 뚜오이쩨에 따르면 중계권을 가지고 있는 넥스트미디어의 유튜브 실시간 중계는 시작 직후 100만명이 넘는 시청자들이 몰렸고 몇 분 만에 그 수가 360만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경기 시작 전 국기 입장과 함께 선수들이 국가를 부를 때 해당 채널에서는 “음악(국가) 저작권 문제로 국기 입장식 장면에서는 음소거가 된다. 입장식이 이후 음향은 정상적으로 돌아오니 양해를 부탁한다”는 안내 문구가 송출됐다. 베트남 대표팀 선수들이 국가를 부르는 모습이 소리없이 송출됐고, 국가가 음소거되는 초유의 사태에 거센 논란이 일었다.

작곡가 고(故) 번까오가 작곡한 베트남의 국가인 ‘진군가’는 2006년 고인의 유족들이 “국가와 국민들을 위해 해당 노래를 정부에 기증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중순 베트남 미디어회사인 BH미디어가 저작권을 등록했고 이후 유튜브에서 진군가가 포함된 일부 동영상이 삭제되거나 신고로 인해 수익 창출이 중단되는 일이 발생하며 ‘저작권 논란’이 일었다. 지난 6일 사건도 BH미디어가 저작권을 주장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일었다.

논란이 불거지자 BH미디어는 “6일 경기에서 사용된 국가에 대해 저작권을 문제삼은 바 없다”고 밝혔다. 또한 그간 유튜브에서 저작권으로 문제가 된 것은 특정 음반제작사·스튜디오에서 녹음·제작된 진군가로 해당 곡에 대한 관리와 이용이 이뤄진 것이라 설명했다.

그러나 주요 언론과 여론은 “진군가는 국가의 자산이어야 한다. 특정한 스튜디오에서 녹음한 버전으로 저작권을 주장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는 비판을 이어갔다. 국가의 가치를 보존하고 홍보해야 할 베트남 문화체육관광부의 무책임한 자세도 도마 위에 올랐다.

논란이 계속되자 베트남 정부는 7일 오후 “기업이 일부 디지털플랫폼에서 베트남 국가의 재생 소리를 차단한 것은 위법”이라며 “베트남 법은 개인이나 조직이 어떤 형태로든 국가의 배포를 막거나 방해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베트남 정부 홈페이지를 통해 진군가를 배포했다. 당국은 “정부 홈페이지에 게재된 진군가는 모든 개인, 조직이 완전히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표준 국가”라고 밝혔다.

베트남축구협회(VFF) 관계자는 8일 아시아투데이에 “AFF컵 주최측에 정부가 배포한 해당 진군가를 보냈다. 앞으로 유튜브 등 모든 디지털 플랫폼에서 진군가가 문제없이 재생될 것”이라며 “향후 국제경기나 행사에서도 모두 정부의 표준 국가가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6일 열린 AFF 스즈키컵에서는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대표팀이 라오스를 2:0으로 격파하며 대회 2연패 도전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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