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 "공정위, '실트론 사건' 제재 유감… 필요조치 강구할것"
- "전원회의서 확인된 사실관계, 법리판단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
SK㈜는 22일 입장문을 내고 “그동안 SK실트론 사건에 대해 충실하게 소명했음에도 불구하고 납득하기 어려운 제재 결정이 내려진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지난 15일 전원회의 당시 SK㈜가 특별결의 요건을 충족하는 충분한 지분을 확보한 상태에서 SK실트론 잔여 지분을 추가로 인수하지 않은 것은 ‘사업기회 제공’으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의견 등이 이번 결정과정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어 “잔여 지분 매각을 위한 공개경쟁입찰은 해외 기업까지 참여한 가운데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했다고 밝힌 참고인 진술과 관련 증빙 등이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면서 “특히, 공정위의 오늘 보도자료 내용은 전원회의 심의 과정에서 확인된 사실관계와 법리판단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기존 심사보고서에 있는 주장을 거의 그대로 반복한 것으로 이는 공정위 전원회의의 위상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SK㈜는 “이에 의결서를 받는대로 세부 내용을 면밀히 검토한 후 필요한 조치들을 강구할 방침”이라고 밝히면서도 “이번 일로 국민과 회사 구성원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앞서 공정위는 최 회장이 2017년 8월 SK실트론의 잔여주식 29.4%를 취득한 것 관련해 시정명령과 SK㈜와 최 회장에게 각각 8억원씩 총 1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이날 밝혔다. SK㈜가 특수관계인 최 회장에게 사업기회를 제공했다는 이유에서다.
공정위는 “SK㈜가 LG실트론(현 SK실트론)의 주식 70.6%를 직·간접적으로 취득한 후, 잔여주식 29.4%를 자신이 취득할 경우 상당한 이익이 예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SK㈜의 대표이사이자 SK의 동일인 최 회장이 취득할 수 있도록 자신의 인수기회를 합리적 사유 없이 포기하고 최 회장의 잔여주식 취득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공정위가 미리 SK 측에 보낸 심사보고서에는 SK㈜와 최 회장에 대한 검찰 고발 조치까지 포함돼 있었으나, 이 부분은 제외됐다.
하지만 SK 측은 최 회장이 지난 15일 전원회의에 직접 출석해 본인 지분을 취득한 경위와 배경을 자세하게 소명했음에도 이 같은 결론이 나오자 강하게 반발하는 분위기다. 당시 오전 10시부터 시작한 전원회의는 오후 10시까지 12시간 동안 진행됐고, 최 회장은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켰다. 공정위 심사관이 ‘최태원은 본인이 이사인데도 이사회 의결을 받지 않고 직접 회사 기회를 무단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하자 최 회장은 SK실트론 지분 취득과 관련해 “제가 겪었던 일을 그냥 쭉 얘기를 드리겠다”며 입장을 피력했다.
SK㈜가 실트론 지분 29.4% 인수에 참여하지 않기로 확정했고, 그 때문에 조대식 SK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자신에게 지분 인수를 제안했다는 것이 최 회장의 주장이다. 최 회장은 “너무 당연한 게 회사가 살 수 있었으면 그냥 회사가 사면 되지 않느냐”며 “왜 조대식이 저한테 와서 갑자기 이걸 제가 사는 게 좋겠다고 얘기를 (했겠느냐). 저 돈 벌어주려고 얘기를 했다(는 거냐). 솔직히 돈 벌 수 있는 기회가 이거 말고 딴 게 없겠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또한 그는 이사회 절차에 대해선 “진행하려 했지만 ‘할 필요가 없다’는 법률 조언 등에 따라 강행하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이후 최후진술에선 “실트론 지분을 인수했을 때는 개인적으로 상당히 힘든 수형의 경험을 겪고 난 뒤 얼마 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소위 국정농단 사건에 관여됐는지에 대해서 오랜 시간 특검하고 검찰에도 수사를 받고 있던 상황이었다”며 “저 스스로 아주 조심하던 때”라고 설명했다.
이어 “실트론 지분 인수가 그룹에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판단에서 나름 개인적인 리스크가 있지만 감안하고 추진했는데 오히려 회사 이익을 가로채려는 행위로 평가되는 것에 대해서는 상당히 당혹스럽고 좀 억울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SK주식회사에 갖고 있는 주식이나 재산은 실트론에 갖고 있는 주식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상당히 큰 액수”라며 “돈을 벌기 위해서 SK주식회사에 해를 끼친다는 일은 저 개인으로도 할 수 없는 얘기”라고 강조했다.
공정위의 판단과 SK㈜ 및 최 회장의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향후 법적 다툼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공정위 전원회의의 과징금과 시정명령 결정은 1심 재판과 같은 효력을 발휘하기 때문에 SK㈜가 제재에 불복하면 고등법원에 과징금·시정명령 취소처분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15일 전원회의에서 공정위 심사관과 SK 측 변호인 사이의 공방을 통해 논란이 이미 해소된 부분까지도 위법성이 있다고 결론을 내린 부분들이 있다”며 “(법정에서) 이런 부분들에 대한 반박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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