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닉6·GV70 신차 줄줄이 출격
정부, 보조금 늘리고 충전소 확충
전문가 "양산체제 완성도 등 관건"
|
3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내년은 현대차가 출시하는 전기차 숫자가 내연기관차를 앞서는 첫해가 될 전망이다. 아이오닉6와 5년 만에 풀체인지 되는 신형 니로 EV, 제네시스 GV70 전동화를 비롯해 코나EV 후속까지 약 5종 이상의 전기차 출시가 관측된다. 내연기관차는 제네시스 G90과 그랜저 후속 정도가 예정돼 있다.
심지어 전문가들은 공장을 풀가동해도 올해 쏟아낸 아이오닉5 등 순수 전기차의 사전계약 물량을 내년 다 소화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반응도 나온다. 실제로 GV60의 출고 대기기간이 1년에 육박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아이오닉6는 그간 콘셉트카 ‘프로페시’로 큰 관심을 받아왔고 올해 출시된 전기차보다 진보된 기술을 담고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인수합병을 채 마무리 짓지 못한 어려운 상황의 쌍용차도 내년 보조금 지급 상황에 맞춰 코란도 전기차 버전 ‘코란도 이모션’을 국내 출시키로 했다. 정부 전기차 지원책에 대한 기대감과, 경쟁력을 쌓지 않으면 도태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됐다.
서울모빌리티쇼에서 송호성 기아 사장이 직접 운전석에 앉아 큰 관심을 보인 벤츠의 S클래스 전기차 EQS와 EQE는, 짧은 주행거리로 혹평을 받았던 EQC의 단점을 보완했다. 1억7700만원 수준의 높은 가격에도, 이미 선주문이 많이 밀렸다는 후문이다. BMW의 iX, i4, iX3는 2013년 전기차 i브랜드 론칭 후 약 10년만에 출시되는 2세대 전기차다. 내연기관에선 시장을 주도했지만 전기차 2라운드에선 아직 상품성을 입증받지 못한 상태라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아우디는 독일3사 중 가장 공격적으로 전기차를 출시해왔고 올해 A6 e-트론, Q4 e-트론, Q6 e-트론을 내놓고 벤츠, BMW와 경쟁한다. 특히 3개의 모터가 장착된 고성능 SUV, e-트론 S와 스포트백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크다. 볼보는 내년 국내시장에 첫 전기차 ‘C40 리차지’와 ‘XC40리차지’를 내놓는다. 한 번 충전에 약 400km(유럽 기준)를 주행할 수 있는 수준급 성능의 소형 CUV다. 볼보와 중국지리자동차 합작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의 한국시장 진출도 눈여겨볼만 하다. 폴스타2는 한 번 충전에 540km를 가고 100% 온라인 판매가 이뤄지면서 테슬라의 맞수가 될 수 있을지 관심사다.
내년 벌어질 한바탕 전기차 대전은 우리 정부가 앞장서서 판을 깔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국내 시장에선 약 9만대의 전기차가 팔렸다. 11월 누적으로 국내 보급된 전기차는 22만9000대다. 정부는 내년까지 21만7000대를 더해 총 44만6000대의 전기차가 도로 위를 다니게 하겠다는 계획이다. 수소차 목표치 5만4000대를 더해 ‘무공해차’로 묶으면 딱 50만대 보급이 실현된다.
정부가 올해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난 전기차 판매를 기대하는 배경 중 하나는 똑같이 두 배 늘린 보조금과, 60% 더 늘어나는 충전소 확충 자신감에 있다. 정부는 내년 전기차 보조금을 올해보다 2배 많은 2조4000억원으로 편성했지만 1대당 지원 단가를 기존 최대 800만원에서 700만원으로 낮췄다. 덕분에 보조금을 타갈 수 있는 물량은 기존 7만5000대에서 16만4500대로 두 배 이상 늘었다. 현재 전국에 구축 중인 10만3000기 수준의 전기차 충전기는 내년 말 16만기까지 늘리기로 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현대차가 남양연구소 엔진 연구센터를 축소할 정도로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로 접어들고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 “내년은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환 도약기는 분명해 보인다”고 했다. 다만 김 교수는 “전기차는 내연기관차 대비 차량용 반도체가 두 세배 더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충분히 공급할 수 있을 지, 또 반도체가 아니더라도 생산 라인을 확대해 전기차 양산 체제를 얼마나 잘 준비할 수 있는 지가 숙제”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