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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벤처 키우려면 ‘벤처기업법’부터 처리해야

[사설] 벤처 키우려면 ‘벤처기업법’부터 처리해야

기사승인 2022. 01. 11.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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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올해 첫 본회의에서 반도체 등 첨단산업 종합 육성을 지원하는 국가첨단전략산업 경쟁력 강화 및 보호에 관한 특별법(일명 ‘반도체특별법’)은 처리하면서 벤처기업 창업자의 경영권을 확고히 하는 벤처기업 육성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벤처기업법’)은 상정조차 하지 않은 것은 무척 아쉽다. 두 법 모두 중요한데 왜 차별했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반도체특별법은 국무총리실 산하에 국가핵심전략산업위원회를 신설, 반도체와 이차전지 등 첨단산업 분야 투자 인력과 인프라 투자를 활성화하는 게 골자인데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당론으로 추진했다. 법 통과로 첨단산업에 대한 세제·금융지원부터 인허가 규제 완화 등 투자 기반이 마련된 것은 다행이다. 당장 글로벌 공급망 확보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그런데 벤처기업법은 법제사법위원회의 벽도 넘지 못했다. 벤처기업법은 비상장 벤처기업 창업자에게 보유지분보다 많은 의결권을 부여해 경영권을 보호하는 게 핵심이지만 재벌의 세습 수단으로 악용된다는 반론이 제기됐다고 한다. 민주당의 몇몇 의원들은 이런 우려를 제기하며 법안 처리를 미루도록 요구했다. 벤처 업계는 정치권의 의식에 실망한 눈치다.

차등의결권은 외부 자본 유치 과정에서 창업자 지분이 낮아져 경영권이 흔들리는 것을 막는다는 점에서 벤처 업계의 최대 숙원이었다. 유망 벤처기업은 창업자 지분이 낮아지면 헤지펀드와 대기업의 적대적 인수합병(M&A)의 표적이 되게 마련이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대기업이 스타트업 기술을 훔치면 징벌적 배상으로 엄벌하겠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치권이 차등의결권을 벤처창업자 보호 수단이 아닌 재산 대물림이나 세습으로 본 것은 문제다. 벤처창업이 활성화되고, 뿌리를 잘 내려야 반도체나 이차전지 같은 첨단산업도 발전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기술을 가진 사람들이 자본에 휘둘리지 않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가 차등의결권인데 다음 국회에서 꼭 처리해 벤처 생태계가 주눅 들지 않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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