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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연초부터 디지털 경쟁 ‘치열’…빅테크와 전면전

은행권, 연초부터 디지털 경쟁 ‘치열’…빅테크와 전면전

기사승인 2022. 01. 1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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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인증서·마이데이터 고객 유치 경쟁 활발
은행장들, '플랫폼 강화' 주요 과제로 내세워
생활금융부터 디지털 신기술 플랫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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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에서 연초부터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 간편인증 서비스 등 디지털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전면 시행된 데다 공인인증서 폐지로 사설인증서 이용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네이버, 카카오 등 빅테크의 금융권 진출이 가속화된 만큼 ‘시장 선점 경쟁’에 사활을 걸었다. 시중은행 수장들도 모두 ‘플랫폼 경쟁력 강화’를 주요 경영 과제로 내세운 모습이다.

◇마이데이터부터 연말정산 인증까지…고객 유치 ‘사활’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최근 국세청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에 신한인증서를 적용했다. 공인인증서 폐지로 지난해부터 국세청 홈택스에 사설인증서가 활용되기 시작하면서 시중은행의 사설인증서 적용도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금융권에서 가장 먼저 KB모바일인증서를 출시한 국민은행만이 간편인증서비스를 제공해왔다. KB모바일인증서는 지난해 월평균 이용 건수가 약 7700만건에 달하는데, 올해부터는 모바일 홈택스에서도 적용되도록 서비스가 확대됐다. 현재는 정부24, 청약홈 등 52개 공공서비스에 도입된 상태다. 신한은행도 마찬가지로 정부24, 서울시, 질병관리청 등에서 인증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들 은행은 추후 인증서 적용 범위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다른 시중은행들은 사설인증서를 출시하진 못했지만 이와 관련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하나은행은 지난해 12월 전자서명인증사업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시중은행들이 사설인증서 시장에 뛰어들게 된 배경은 마이데이터 서비스의 본격화가 꼽힌다. 마이데이터 사업자는 금융보안원이 지정한 통합인증기관의 사설인증서를 최소 1개 이상 의무 적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마이데이터 시장 선점 경쟁이 사설인증서 경쟁으로 직결된 셈이다.

현재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하는 은행은 국민(KB마이데이터)·신한(머니버스)·하나(하나 합)·우리은행(우리마이데이터) 등 10곳에 달한다. 이들 은행들은 고객 유치를 위해 각종 경품을 내걸고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샤넬카드홀더, 신세계이마트 상품권 등을, 신한은행은 아이패드 프로, 갤럭시 워치4 등, 하나은행은 넷플릭스, 애플 등 인기 해외주식을 경품으로 내걸었다. 우리은행도 LG프라엘 인텐시브 멀티케어, 클럭 안마기 세트 등을 이벤트로 제공한다.

◇빅테크 금융 진출로 위기 고조…은행 수장들 “디지털” 한목소리

은행권이 연초부터 플랫폼에 집중하는 이유는 핀테크·빅테크 기업의 금융권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네이버·카카오 등 빅테크는 수천만명의 가입자 수를 기반으로 플랫폼 사업을 선점하고 있어, 시중은행들의 새로운 경쟁자로 여겨지고 있다.

이에 시중은행장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디지털 혁신’을 최대 과제로 선정했다. 빅테크 기업과의 전면전을 선포한 셈이다. 이달 초 취임한 이재근 국민은행장은 “모든 비즈니스 분야를 선도하며 금융플랫폼 대전에서 승리해야 한다”고 말했으며,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더 쉽고 편안한, 더 새로운 플랫폼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광석 우리은행장과 박성호 하나은행장은 각각 ‘고객 중심의 넘버원 금융 플랫폼’, ‘고객 생활 속의 디지털은행’을 목표로 설정했다.

특히 진 행장은 배달 앱 ‘땡겨요’를 선보이며 빅테크가 장악하고 있는 사업에까지 도전장을 내밀었다. ‘생활금융 플랫폼’을 완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셈이다. 권 행장은 결제·인증·자산관리 등 각종 거래에서 블록체인을 활용할 수 있는 ‘블록체인 플랫폼’을 구축하며 디지털 신기술 역량을 키우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이 같은 노력이 마이데이터나 사설인증서 시장 등에서의 고객 선점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한 핀테크·빅테크와의 플랫폼 경쟁에서도 밀려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빅테크의 금융권 진출과 가파른 성장으로 은행권은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며 “그 위기감을 적극적인 디지털 경쟁력 확보로 극복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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