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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단회의 앞둔 롯데그룹, 신동빈의 ‘믿을맨’ 역할 주목

사장단회의 앞둔 롯데그룹, 신동빈의 ‘믿을맨’ 역할 주목

기사승인 2022. 01. 18.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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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VCM서 투자 등 강조 전망
송용덕·이동우 부회장 방향 제시
김교현·김상현·이영구·안세진은
미래성장동력 발굴 등 손 맞출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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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그 어느 그룹보다 힘든 시기를 보냈다. 그룹의 성장을 견인해왔던 핵심 사업인 유통사업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실적 부진의 늪에 빠졌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매년 변화와 혁신 등을 강조해왔지만 실제 성과로 이어지지 못했다. 신 회장이 순혈주의를 깨고 외부 인재를 영입하며 변화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배경이다. 특히 오는 20일 열리는 롯데그룹의 VCM(사장단회의)에서 관심이 쏠린다. 신 회장이 언급할 키워드들이 올해 롯데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기 때문이다.

신 회장은 이번 VCM에서 ‘도전, 인재, 투자’ 등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키워드를 기반으로 그룹의 체질개선은 롯데지주의 송용덕·이동우 부회장과 헤드쿼터(HQ) 조직을 총괄하는 김교현·김상현 부회장, 이영구·안세진 사장 등이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그룹의 인사·경영개선 등 경영지원 업무를 담당하는 송 부회장과 신사업 발굴 등 경영기획을 맡은 이 부회장이 올해 롯데가 가야 할 방향성을 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김교현·김상현 부회장, 이영구·안세진 사장은 각각 담당하고 있는 사업군에서의 미래성장동력 발굴, 투자 등을 진행하며 손발을 맞출 것이란 관측이다. 특히 그동안 내부 출신 인사들이 주요 사업군을 맡았던 것과 달리 유통과 호텔 사업부문의 전문가들이 롯데를 이끌게 됐다. 외부에서 성과를 올린 인재들을 수혈하면서 신 회장이 롯데에 변화와 혁신을 추진하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18일 롯데지주에 따르면 신 회장은 오는 20일 롯데인재개발원 오산캠퍼스에서 올해 상반기 VCM을 주재할 예정이다. 매년 1월에 진행되는 상반기 VCM은 롯데그룹의 경영전략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가 되곤 한다. ‘게임체인저가 되자’, ‘CEO부터 바뀌어야 한다’ 등 신 회장의 주문이 나오는 자리이기도 하다.

이번 VCM은 지난해 말 BU 체제를 HQ체제로 바꾼 후 처음으로 진행되는 회의다. 롯데는 출자구조 및 업의 공통성 등을 고려해 계열사를 6개 사업군으로 분류했고, 이 중 주요 사업군인 화학, 유통, 식품, 호텔 등 4개 사업군에 대해 HQ 조직을 갖췄다. 지주의 송용덕·이동우 부회장과 HQ 조직을 이끄는 대표들이 사실상 올해 롯데의 변화를 이끌 핵심 6인방이다.

롯데의 화학군 총괄대표를 맡은 건 김교현 부회장이다.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롯데그룹 화학BU장을 역임해오며 그룹 내 석유화학 전문가라는 평가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그룹의 한 축을 맡아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신 회장의 신임을 받고 있기도 하다. 실제 지난해 3분기 누적 롯데케미칼의 매출액은 12조9623억원, 영업이익 1조506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44%, 970% 급증했다. 화학사업에서는 신소재 등 향후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것이 주요 과제로 꼽힌다. 또한 롯데케미칼은 창사 이래 최대 해외 투자인 인도네시아 석유화학단지 라인(LINE)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성과를 보이는 것도 중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통군 총괄대표로 선임된 김상현 부회장은 인재를 보는 신 회장의 바뀐 시각을 보여준다. 롯데는 재계에서도 ‘순혈주의’가 강했던 곳이었고, 특히 그룹의 핵심 축이었던 유통사업의 대표는 내부에서 선임되는 것이 관례였다. 하지만 지난해 말 김상현 전 DFI리테일 그룹 대표에 핵심 사업군인 유통사업을 총괄하게 했다는 점에서 변화에 대한 신 회장의 강한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김 부회장은 1986년 미국 P&G로 입사해 한국 P&G 대표, 동남아시아 총괄사장, 미국P&G 신규사업 부사장을 거친 인물이다. 이후 홈플러스 부회장, DFI리테일그룹 동남아시아 유통 총괄대표, H&B 총괄대표 등을 역임했다.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유통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 경영인으로 평가받는 김 부회장이 롯데 유통사업의 변화를 꾀할 것으로 전망됐다. 김 부회장에 힘을 실어줄 인물인 정준호 대표도 신세계백화점 출신이다.

실제 롯데백화점은 최근 강남점 등을 중심으로 고급화 전략을 펼치고 있는 모습이다. 그동안 롯데백화점이 가지고 있던 대중적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서다. 롯데의 고급화 점포인 에비뉴엘과 어떻게 차별화를 꾀할지는 과제다. 롯데마트도 창고형 할인점 브랜드인 ‘맥스’를 잇따라 오픈하며 리뉴얼에 나서고 있다. 백화점에 편중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한편, ‘롯데온’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롯데에서 야심차게 선보인 통합 온라인 쇼핑몰인 롯데온은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호텔사업군을 이끌게 된 안세진 사장의 역할도 중요하다. 신 회장의 숙원사업으로 꼽히는 호텔롯데 IPO(기업공개)를 추진해야 하기 때문이다. 안 사장은 LG그룹과 LS그룹에서 신사업과 사업전략을 담당했으며, 놀부 대표이사를 역임한 바 있다. 호텔사업군의 브랜드 강화와 기업가치 개선을 주도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동안 수차례 호텔롯데의 IPO를 추진하다가 실패했던 건 업황 악화로 인한 실적 부진, 이에 따른 기업가치 하락 때문이었다.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IPO를 추진할 수 없어서다. 호텔롯데의 기업가치가 개선돼야 IPO를 추진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는 만큼 안 사장의 어깨도 무겁다.

식품군 총괄대표는 이영구 롯데제과 사장이 맡았다. 롯데제과는 제과업계 매출 1위를 탈환해야 하는 것이 과제다. 지난 2019년 제과업계 매출 1위를 기록했던 롯데제과는 지난해 오리온에 1위 자리를 내줬기 때문이다. 롯데제과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1조5968억원으로 오리온(1조7290억원)보다 적다. 오리온에 매출 1위를 내준건 해외 시장에서의 성과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만큼 이 사장은 해외시장 공략에도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푸드는 가정간편식(HMR) 사업에 투자를 확대하는 등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선 모습이다.

롯데 관계자는 “올해 전반적인 경영전략 방향이 VCM에서 언급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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