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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 분석] 삼성생명 전영묵, 진가 발휘하나…금리상승기 수익개선 총력

[금융사 분석] 삼성생명 전영묵, 진가 발휘하나…금리상승기 수익개선 총력

기사승인 2022. 01. 20.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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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자산 비중 큰 채권 수익성 개선에 대출자산 증가 기대
英 자산운용 세빌스IM 통한 해외투자 포트폴리오 다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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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렸다. 진가를 보일 때다.”
전영묵 삼성생명 대표가 금리 상승기를 맞이해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자산운용에 특화된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할 기회를 얻었기 때문이다.

전 대표가 지난 2020년 삼성생명 수장에 올랐을 때 “삼성생명의 자산운용 개선이란 특명을 받았다”는 해석이 나왔다. 취임 당시 생명보험업계는 저출산에 따른 인구감소와 고령화로 보험 상품만 팔아서는 더 이상 수익을 올릴 수 없는 구조를 안고 있었다. 보험영업에서 입은 손실을 투자영업에서 얻은 이익으로 메워야 했기에 자산운용 성과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삼성증권과 삼성자산운용을 거친 전 대표의 등장을 반긴 이유다.

기대가 너무 컸던 걸까. 전 대표 취임 이후 삼성생명의 운용자산이익률은 지지부진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2.79%다. 생명보험사 ‘빅3’ 중 꼴찌다. 생보사 평균인 3%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자산운용에 유리한 금리상승기에 접어든 만큼 움츠렸던 어깨를 활짝 펼 때다. 게다가 전 대표는 내년 3월에 임기 만료된다. 올해 성과에 따라 연임 여부가 좌우될 거란 관측이 나온다.

◇ “삼성전자 주가 상승이 악재(?)”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생명의 운용자산이익률은 전 대표의 취임 당시인 2020년 3월만 해도 3.81%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1년 만인 지난해 3월 2.67%로 저점을 찍은 후 9월 말 기준 2.79%를 기록했다.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업계 1위인 삼성생명으로선 체면을 구겼다.

운용자산이익률은 보험사가 소비자들이 낸 보험료를 모아 얼마나 효율적으로 굴렸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보험사의 경영효율성을 엿볼 수 있다.

삼성생명 입장에선 억울할 수도 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삼성생명의 운용자산은 246조원으로 자산규모 자체가 다른 대형사보다 배 이상 커 금리변동에 즉각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 업계 2위인 한화생명의 운용자산 규모는 99조2000억원이며 3위인 교보생명도 90조6000억원 정도다.

보험업감독업무 시행세칙에 따라 삼성생명은 삼성 계열사 보유주식 때문에 자산운용 수익률을 계산할 때 불이익을 당하는 구조적인 문제도 있다. 삼성생명이 보유 중인 삼성전자(8.51%), 호텔신라(7.30%) 등 수십 조원의 계열사 주식과 채권은 자산운용 수익률 산정 때 분모에 들어가는 운용자산에 포함된다. 하지만 여기에서 발생하는 주식평가차익이나 채권이자수익 등은 분자에 들어가는 운용수익에서 빠진다. 분모는 큰 데 분자가 작으니 수익률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삼성전자 주식 가치만 현재 기준으로 38조~39조원”이라며 “삼성전자의 주식이 오를수록 분모가 커지다 보니 운용자산이익률이 낮아질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 수익 개선의 키워드, ‘포트폴리오 다각화’
보험업계는 저금리 기조 아래 자산운용 부문에서 고전해 왔다. 보험사의 운용자산 중 상당 부분을 안전자산인 채권에 투자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삼성생명의 운용자산 246조원 중 75.77%가 유가증권이며, 이중 국공채와 특수채 등 채권 투자가 58%를 넘는다.

삼성생명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섰다. 우선 대출 비중을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 이 회사의 대출 규모는 2020년 50조4673억원에서 지난해 1~3분기 53조8143억원으로 3조3470억원이 늘었다. 유가증권 운용이익이 2.71%인데 반해 대출은 3.73%로 쏠쏠하다. 특히 최근에는 은행들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강화 등으로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보험사의 대출금리가 더 싸졌다. 삼성생명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3.33~5.25%로, 4.01~5.58%인 우리은행보다 낮다. 보험사 역시 올해부터 DSR이 60%에서 50%로 낮춰졌지만 40%인 은행보다는 더 많은 대출고객을 받을 수 있다.

해외진출과 글로벌 인수합병(M&A)도 추진한다. 지난달 글로벌사업팀을 기획실 산하에서 자산운용본부 아래로 옮겼다. 지난해 영국의 부동산 자산운용사 세빌스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이하 세빌스IM)의 지분 25%를 인수하며 4년간 10억달러(약 1조1900억원) 규모의 자산을 위탁 운용하기로 약정했다. 세빌스IM은 영국 종합부동산그룹 세빌스 산하의 부동산 자산운용사로 2020년 말 기준 운용자산(AUM)은 32조원이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3월 주주총회에서 이익의 30%를 해외에서 거둬들인다는 목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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