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이 라마와 함께 세계의 4대 생불로 꼽히며 인류의 영적 스승으로 존경받던 종교인 틱낫한(틱녓하인) 스님이 지난 21일 베트남 중부 후에에서 향년 95세의 나이로 열반했다고 VN익스프레스 등 현지 매체가 보도했다.
22일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전날 틱낫한 스님이 세운 프랑스 불교 명상공동체인 플럼빌리지는 이날 틱낫한 스님이 후에의 뜨 히에우 사찰 내 거처에서 입적했다고 밝혔다.
1926년생인 틱낫한 스님은 16세에 불가에 입문한 이래 종교인이자 시인·교사·평화 운동가로 활동해 왔다. 베트남 전쟁 당시 전쟁에 반대하다 추방당한 후 전 세계를 순회하며 비폭력 메시지를 전한 틱낫한 스님은 1967년 마틴 루터킹 목사에 의해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되기도 했다.
당시 남·북베트남 정부는 불교의 원리를 정치·사회의 개혁에 적용하자는 참여 불교 운동을 전개해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틱낫한 스님의 입국을 불허했다. 귀국이 막힌 틱낫한 스님은 1973년 프랑스로 망명했고 1982년에는 명상수련센터 ‘플럼 빌리지’를 세워 활동을 이어왔다. 틱낫한 스님은 2005년에야 비로소 베트남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고인은 지난 2014년 뇌출혈로 거동이 불편해진 후 2018년 10월부터 베트남으로 돌아와 후에의 뜨 히에우 사찰에서 요양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스님의 입적 이후 불교계 인사들과 시민들이 뜨 히에우 사찰을 찾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소수만이 사찰에 들어갈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VN익스프레스는 “틱낫한 선사는 뜨 히에우 사찰로 온 후 사후 자신을 위해 탑을 짓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편지를 남겼다. 돈이 들어가고 국민들의 땅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였다”며 “제자들에게도 자신이 남기고 간 것을 제자들이 잇지 못한다면 탑 같은 것은 아무런 의미도 없다며 (자신을 위해) 탑을 짓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유지를 남겼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