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불응 땐 파멸" 초강경 경고
미 속내, '민주 투사' 마차도 버리고 '실세' 선택
석유 챙긴 '미국 우선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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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두로 정권의 2인자이자 현재 과도 통치의 열쇠를 쥔 델시 로드리게스 부통령은 '마두로의 정통성'을 유일한 통치 기반으로 내세우며 강경 대응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로드리게스 부통령이 미국의 요구를 따르지 않을 경우 "마두로보다 더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최후통첩성 경고를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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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두로 체포 사태 직후, 권력 공백의 중심에 선 로드리게스 부통령의 첫 일성은 '정통성 방어'였다. 그녀는 외부의 충격을 내부의 단결로 막아내기 위해 마두로의 상징성을 전면에 내걸었다.
로드리게스 부통령은 3일(현지시간) TV 연설에서 강경한 어조로 "이 나라의 대통령은 오직 한 명이며, 그의 이름은 니콜라스 마두로"라고 말했다.
이러한 선언은 단순한 레토릭이 아니었다. 로드리게스 부통령은 즉각 정부와 군의 최고위 인사들이 모두 포함된 '국가 방위를 위한 전국위원회'를 소집했다. 이는 지도자 부재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친마두로 진영의 이탈을 막고 군부의 통제권을 유지하려는 필사적인 시도로 보인다.
마두로 정권의 또 다른 실세인 디오스다도 카베요 내무장관도 "여기에는 오직 한 명의 대통령이 있으며, 그의 이름은 니콜라스 마두로 모로스"라며 "모든 혁명 세력은 단결됐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전했다.
특히 로드리게스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사한 베네수엘라 국정 '운영(run)' 구상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며 민족주의적 감정을 자극했다.
그녀는 미국의 마두로 체포 작전을 '야만적(barbaric)'이라고 비난하며 "다시는 노예가 되지 않을 것이며, 다시는 어떤 제국의 식민지도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식민지 거부'라는 상징적 언어는 곧 미국의 간섭을 전면 거부하겠다는 대내외적 선언이자,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핵심 기제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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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언어는 훨씬 직접적이고 거래적이며 위협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더애틀랜틱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그녀가 옳은 일을 하지 않으면, 매우 큰 대가를 치를 것이다. 아마 마두로보다 더 큰 대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옳은 일(what's right)'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지만, 마두로 체포 이후 전날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저택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말한 △ 미국의 직접적인 베네수엘라 국정 운영 △ 미국 석유 기업의 베네수엘라 석유 인프라 개발 및 판매 등에 대한 베네수엘라 과도 정부의 협력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더애틀랜틱 인터뷰에서 "재건이든 정권교체든, 뭐라고 부르든 지금보다는 낫다. 더 나빠질 수 없다"며 베네수엘라의 현 상황을 최악으로 규정하며 미국의 개입을 정당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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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로드리게스 부통령과 "우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할 의향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NYT)는 "로드리게스 부통령이 베네수엘라의 핵심인 석유 산업을 관리하며 트럼프 행정부 관리들에게 깊은 인상을 줬다"며 "중재자들은 그녀가 미래의 미국 에너지 투자를 보호하고 옹호할 것이라고 행정부를 설득했다"고 전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이면서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가 차기 지도자가 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그녀가 국내에서 지지 기반도 존중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지도자가 되는 건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녀는 매우 멋진 여성이지만, 지지 기반이 없다"고 덧붙였다.
마차도가 지난 1년간 트럼프 대통령을 '자유의 챔피언'이라 치켜세웠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를 권력의 대안으로 인정하지 않은 것이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베네수엘라 정책이 '민주주의 회복'이라는 이념보다는 '석유 이권'과 '통제 가능성'이라는 철저한 실리주의에 기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 트럼프의 경고 시험대, 로드리게스의 베네수엘라 석유 자원 개방 여부
로드리게스 부통령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 시험대는 세계 최대 매장량을 가진 베네수엘라의 풍부한 석유 자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물리적인 점령군을 주둔시키지 않는 대신, 압도적인 해군력을 바탕으로 한 석유 봉쇄를 통해 베네수엘라의 경제적 생명줄을 쥐고 흔들며 정책 변화를 강제할 것으로 예상된다.
NYT는 미군이 베네수엘라 석유 수출을 막기 위해 유조선들을 차단하고 있음을 상기하면서 "미군은 베네수엘라 정부가 국영 석유 산업을 아마도 미국 기업에 우선권을 부여하면서 외국 투자에 개방할 때까지 제재 목록에 있는 유조선들의 입출항을 계속 막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