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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낫한 스님이 세운 불교 명상공동체인 플럼빌리지는 이날 틱낫한 스님이 후에의 뜨 히에우 사찰 내 거처에서 입적했다고 밝혔다.
1926년생인 틱낫한 스님은 16세에 불가에 입문한 이래 종교인이자 시인·교사·평화 운동가로 활동해 왔다. 베트남 전쟁 당시 전쟁에 반대하다 추방당한 후 전 세계를 순회하며 비폭력 메시지를 전한 틱낫한 스님은 1967년 마틴 루터킹 목사에 의해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되기도 했다.
베트남전 당시 남·북베트남 정부는 불교의 원리를 정치·사회의 개혁에 적용하자는 참여 불교 운동을 전개해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틱낫한 스님의 입국을 불허했다. 귀국이 막힌 틱낫한 스님은 1973년 프랑스로 망명했고 1982년에는 명상수련센터 ‘플럼 빌리지’를 세워 활동을 이어왔다.
고인은 지난 2014년 뇌출혈로 거동이 불편해진 후 2018년 10월부터 베트남으로 돌아와 후에의 뜨 히에우 사찰에서 요양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스님의 입적 이후 불교계 인사들과 시민들이 뜨 히에우 사찰을 찾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소수만이 사찰에 들어갈 수 있었다. 뜨 히에우 사찰 플럼빌리지와 함께 23일 오전 전통 의식에 따라 고인의 입관식 등 장례의식을 시작했다.
VN익스프레스는 “틱낫한 선사는 뜨 히에우 사찰로 온 후 사후 자신을 위해 탑을 짓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편지를 남겼다. 돈이 들어가고 국민들의 땅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였다”고 전했다. 틱낫한 스님도 임종 전 제자들에게 해당 내용과 함께 “내가 남기고 간 것을 너희(제자)들이 잇지 못한다면 탑 같은 것은 아무런 의미도 없다며 (자신을 위해) 탑을 짓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유지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입관식을 진행한 뜨 히에우 사찰은 오는 29일 오전 틱낫한 스님을 화장한다고 밝혔다. 7일간 묵념의 형식으로 진행되는 장례 이후 고인의 뜻에 따라 화장된 고인의 유골은 뜨 히에우 사찰과 전 세계 플럼빌리지 센터 등에 나누어 안치될 예정이다.
달라이 라마는 “틱낫한 스님을 기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전 세계에 평화를 증진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는 것이라 믿는다”며 애도의 뜻을 표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22일 “마음의 평화를 전하신 틱낫한 스님의 영면을 기원한다”고 애도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