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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금리 7회 인상?…‘매파 본색’ 파월에 질린 금융시장 ‘검은 목요일’

美 금리 7회 인상?…‘매파 본색’ 파월에 질린 금융시장 ‘검은 목요일’

기사승인 2022. 01. 27.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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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13개월 만에 2700선 내준 2614.49 마감
强달러 기조에 원·달러 환율도 5.1원 오른 1202.8원
정부 "국내 금융시장 영향은 제한적…모니터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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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억원 기획재정부 제1차관이 27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 금융회의’를 주재하며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제공 = 기획재정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26일 (현지시간) 3월 금리인상을 기정사실화하고 시장 예상보다 빠른 속도의 긴축 정책을 시사하면서 또다시 글로벌 금융시장이 충격에 빠졌다. 새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시장에서는 연준이 올해 당초 4~5회보다 많은 6~7회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연준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인 긴축기조를 확인하고 27일 문을 연 코스피는 3% 넘게 급락하며 13개월만에 2700선이 붕괴됐다. 국내 외환시장에서 원달러환율도 14거래일만에 1200원선을 돌파하는 등 크게 출렁였다.

◇“파월, 최대 7회 인상 가능성 배제하지 않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이날 FOMC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조건이 무르익는다고 가정한다면 3월에 금리를 올릴 수 있다”며 “상당히 완화적인 통화정책에서 꾸준히 벗어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노동시장을 위협하지 않고도 금리를 인상할 수 있는 여지가 꽤 많다고 생각한다”라고도 했다.

올해 남은 FOMC 회의 때마다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즉답하지 않고 대신 “겸손하고 민첩할”(humble and nimble) 필요가 있다며 “향후 데이터와 전망 변화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신들은 이에 대해 파월이 3·5·6·7·9·11·12월 등 3월 이후 6차례 회의에서 모두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파월 의장의 이번 발언을 연준이 2015년 분기마다 금리를 올리기 전 금리 인상이 “단지 점진적”(only gradual)일 것이라고 말한 것과 비교하기도 했다. 7차례 인상 가능성은 그동안 대세였던 4회 인상 전망을 뛰어넘는는 것이다.

연준은 지난해 12월 FOMC 회의 후 공개한 점도표를 통해 3차례 인상을 시사했으나, 이후 물가 상황이 계속 악화하자 시장에서는 4회 인상 전망이 점쳐졌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와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 등 연준 인사들도 4회 인상 필요성을 언급하며 이런 전망에 힘을 실어줬다. 로이터통신은 금리 트레이더들이 이미 기준금리 4회 이상 인상을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의 가격 데이터를 바탕으로 연준의 통화정책 변경 확률을 추산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그룹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올해 말까지 5회 인상 확률이 전날 31%에서 이날 53%로 급등했다. 또 6월 회의 때까지 3차례 연속 금리를 올릴 확률이 60%를 넘어섰다.

파월 의장의 이번 발언으로 금융시장은 출렁거렸다. 연준의 금리 움직임에 민감한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이날 1.089%로 0.064%포인트(6.4bp) 올라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20년 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도 1.845%로 0.063%(6.3bp) 상승해 코로나19 대확산 시기의 고점에 근접했다.

◇정부 “FOMC 결과 다소 매파적…국내 영향 크지 않을 것”
이억원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이날 서울 은행회관에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간밤 국제금융시장은 이번 FOMC 결과를 소화하며 전반적으로 제한된 변동성을 보였다”며 “이번 FOMC 성명서는 대체로 시장 예상과 부합했으나, 올해 금리인상 횟수가 당초 예상했던 3회보다 늘어날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 등이 다소 매파적으로 해석된다”고 평가했다.

정부는 이번 FOMC 결과가 국내 금융시장에도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국내 금융시장은 또다시 패닉에 빠졌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오는 3월 첫 금리 인상에 나선 뒤 연내 총 6~7회까지도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세계 경제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14개월 만에 처음으로 2700선이 무너졌다. 외국인과 기관의 투매로 결국 코스피는 전거래일보다 94.75포인트(3.50%) 내린 2614.49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도 장중 4%에 가까운 낙폭을 보인 끝에 전날보다 32.86포인트(3.73%) 내린 849.23에 거래를 끝마쳤다. 서울 외환시장도 요동쳤다. 원·달러 환율은 5.1원 오른 1202.8원을 기록하며 1200원대를 넘어섰다. 가팔라진 미국의 긴축정책으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면서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이 우려되면서다.

이에 대해 이 차관은 “정부도 국내외 금융시장 상황을 주시하며 필요시 시장안정조치를 선제적으로 시행하고, 국채시장에서도 필요시 한국은행과의 정책 공조를 통해 국고채 단순 매입 등 조치를 적기에 가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국내외 금융시장 상황을 주시하며 필요시에는 관계기관과 미리 준비한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에 따라 시장안정조치를 선제적으로 시행하겠다”며 “국채시장에서는 추가경정예산 재원을 안정적으로 조달하는 데 역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또 국제 정세에 변수로 떠오른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비해선 국재 원자재 수급 동향을 선제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석유·천연가스와 알루미늄 등 비철금속, 소맥·옥수수 등 국제 곡물을 생산하는 국제 원자재 핵심 생산국이다.

이 차관은 “향후 상황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관계부처 합동 비상대응 태스크포스(TF)를 신설했다”며 “정부는 TF를 통해 우크라이나 사태로 수습 불안이 우려되는 국내 비축유와 비철금속·희소금속 등의 재고 상황을 점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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