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휘발윳값 2000원 넘어서나…유가·환율 급등에 물가상승압력↑

휘발윳값 2000원 넘어서나…유가·환율 급등에 물가상승압력↑

기사승인 2022. 03. 08. 13:48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주유소 연합사진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고 있는 우크라이나 사태의 영향으로 국제유가가 연일 치솟으면서 서울의 휘발유값이 심리적 마지노선인 2000원 돌파를 넘보고 있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 역시 급등세를 보이면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물가에 기름을 붓는 모양세다. 이에 정부는 유류세 인하 확대를 검토하고 있지만 세수 감소가 부담스러운 모습이다.

8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전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리터(ℓ)당 1845.61원으로 전날보다 17.27원 상승했다. 이는 2014년 9월 이후 약 7년 반 만에 최고치다.

특히 서울의 휘발유 가격은 전날보다 22.42원 오른 ℓ당 1921.68원을 기록하며 2000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국내 휘발유 가격은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시행된 유류세 인하 조치에 따라 9주 연속 하락하다가 올해 초 상승세로 돌아섰다.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로 국제유가가 급등한 탓이다.

실제로 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3.72달러(3.2%) 상승한 배럴당 119.4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2008년 9월 이후 최고치다. WTI 가격은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제재 공포로 한때 배럴당 130달러를 넘어서기도 했지만 이후 다소 진정세를 보이는 상황이다. 하지만 미국이 독자적으로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를 검토하고, 미 의회에서 원유 제재 법안이 호응을 얻고 있어 유가 상방 압력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처럼 고유가 상태가 지속되면서 정부는 유류세 20% 인하 조치를 7월 말까지 3개월 연장했다. 또한 앞으로 유가 추이에 따라 유류세 인하율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만약 최대치인 30%까지 인하폭을 확대하면 휘발유 가격은 ℓ당 305원 내려가게 된다.

다만 유류세 인하율 확대는 세수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에 대선 이후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유류세를 20% 인하하면 세수는 한 달에 4500억원 감소한다. 이미 기존 조치를 3개월 연장하기로 해 추가 세수 감소는 1조4000억원에 달할 전망인데 인하율을 30%로 올린다면 세수 감소는 2조원을 넘길 것으로 추산된다.

더 큰 문제는 연일 지속되는 유가 상승에 원·달러 환율까지 급등세를 보이면서 이미 오를대로 오른 물가에 추가적인 상승 압력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1230원을 돌파했다. 원·달러 환율이 장중 1230원대를 나타낸 것은 코로나19 사태 직후인 2020년 5월 말 이후 1년 9개월 만이다.

지난 3일까지만 해도 원·달러 환율은 1200원대 초반을 유지하며 안정세를 보였지만 2거래일 만에 22.5원 뛰어오르면서 시장에서 전망하는 지지선인 1250원을 뛰어 넘을 기세다.

원·달러 환율이 급등세를 보이는 이유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에너지 및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스태그플레이션(경기둔화 속 물가상승) 우려가 커지면서 주요 안전자산인 달러에 대한 선호 심리가 커진 영향이다.

이처럼 달러의 가치가 오르면 우리 원화의 가치는 하락한다. 이는 국내 기업의 수출 경쟁력을 낮추고, 국내 물가의 상승 압력을 높인다. 코로나19 국면에서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던 국내 경기가 다시 침체될 수 있는 것이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3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대외 여건에 대한 우려로 경기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됐다”면서 “특히 소비자물가는 석유류와 개인 서비스 가격을 중심으로 높은 상승세를 지속한 가운데, 최근 국제유가 급등이 추가적인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