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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대전] 은행권 1호 메타버스 점포 준비하는 기업銀…‘규정 미비’는 걸림돌

[디지털대전] 은행권 1호 메타버스 점포 준비하는 기업銀…‘규정 미비’는 걸림돌

기사승인 2022. 03. 13.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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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미래금융 경쟁…"고객 기반 확보"
현재 '메타버스'에 대한 법적 정의 없어
금융위 "첫 사례 나와야 규제 협의 가능"
기업銀, 이달 하순부터 당국과 논의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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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기업은행을 시작으로 은행권에서 메타버스 영업점 개설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미래금융 채널을 미리 확보하면 이를 토대로 고객 기반을 더욱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업점 통폐합이 가속화되고, 빅테크와의 경쟁도 치열하게 전개되는 만큼 발 빠르게 ‘가상환경’을 활용하려는 모습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은행권과 온도 차를 보이고 있다. 메타버스와 관련한 규정이 아직 마련되지 않은 탓에 메타버스 지점이 문을 열더라도 당장 직접적인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 이에 기업은행은 협업 중인 싸이월드가 플랫폼을 정식 출범하는 대로 정부와 규제에 대한 소통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은행권, ‘메타버스’로 미래금융 고객 노린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올해 2분기 내 출범을 목표로 IBK도토리은행 개설 절차를 추진한다. IBK도토리은행은 싸이월드의 메타버스 플랫폼 안에 만들어질 기업은행 영업점을 말한다. 이를 위해 기업은행은 지난해 11월 싸이월드제트와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후 싸이월드는 애플과 구글에 정식 앱 오픈 전 플랫폼을 먼저 체험할 수 있는 ‘도토리원정대’를 구성했다. 기업은행은 도토리원정대에 참여해 앱 주요 기능을 점검해왔고, 최근 싸이월드로부터 약 1~2주 내 정식 앱 승인이 날 것이라고 전달받은 상황이다.

궁극적으로 기업은행은 대면채널인 영업점과 비대면채널인 스마트뱅킹의 한계를 보완한 ‘메타버스 뱅킹 구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고객이 직접 지점을 찾지 않더라도 대면채널과 같은 금융서비스를 제공해 편의성을 제고한다는 구상이다.

마찬가지로 다른 시중은행들도 메타버스 채널을 준비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메타버스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와 협업을 진행하고 있고, 농협은행은 핀테크 전문기업 핑거와 손을 잡았다. 이외에도 신한·하나·우리은행은 자체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대면 영업점이 점점 줄어드는 상황 속에서 새로운 대안 채널을 제공하는 것은 곧 고객 유입 효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플랫폼 경쟁력이 있는 빅테크 업계와의 경쟁이 지속되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속도 못 맞추는 금융당국…“新규제 필요성 고민해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메타버스 내에서 계좌 개설이나 예·적금 가입 등 금융서비스를 직접 제공할 수 없다. 금융당국은 메타버스를 그저 앱이나 인터넷뱅킹 등의 온라인 환경으로 규정해야 할지, 독립적인 가상 환경으로 규정해야 할지도 확정하지 못했다. 아직 메타버스 채널에 대한 법적인 정의가 없기 때문이다. 최근 메타버스 플랫폼 ‘독도버스’를 시범 오픈한 농협은행이 ‘금융서비스 제공’이 아닌 ‘마케팅’에 중점을 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금융위원회는 ‘메타버스 은행’ 사례가 나온 후에야 금융권과 규제 협의를 진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비대면 금융상품 판매가 메타버스에 적용할 수 있는 건지, 또 다른 규제를 만들어야 하는 건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서비스가 어느 정도 구체화돼야 논의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은행권 첫 메타버스 영업점인 기업은행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이에 기업은행은 싸이월드 측과 규정 등 사안을 구체적으로 검토한 뒤 금융당국과 소통해 나갈 계획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현재까지 당국과 메타버스 공간과 관련한 규정에 대해 소통하진 않았다”며 “우선 싸이월드가 앱 승인을 받은 뒤부터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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