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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 회장, 美·유럽서 웃고 中·러시아서 울고…인니서 돌파구 찾나

정의선 현대차 회장, 美·유럽서 웃고 中·러시아서 울고…인니서 돌파구 찾나

기사승인 2022. 03. 15.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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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부진·지정학 변수 돌파구 모색
인도네시아 15만대 규모 공장 준공
현지 발판 아세안 전기차 시장 공략
LG 배터리 합작공장 시너지도 노려
현대차·기아 글로벌 생산거점 현황
세계 지도를 펼쳐 든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글로벌 생산거점 재편을 놓고 고심이 한창이다. 수년새 대륙별·국가별 영업환경이 급변한 탓이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내연기관 정통 강자들을 하나씩 밀어내면서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반면 시장 공략에 실패한 중국, 국제정세상 축소가 불가피한 러시아 시장이 대표적이다. 12년만에 일본 재진출을 선언한 정 회장은 인도네시아를 새 교두보로 삼아 서서히 개화하고 있는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의 전기차 시장부터 공략해 들어 갈 계획이다.

15일 현대차·기아 IR 자료 등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양사 합산 글로벌 생산능력은 약 894만4000대, 판매량은 약 666만8000대를 기록했다. 도·소매 물량 등 일부 오차 범위를 감안하고 단순 계산 시 생산능력 대비 판매 효율은 74.5% 수준이다. 151만대를 생산할 수 있지만 37만대 수준에 그친 현대차 중국공장 판매나 75만대를 만들 수 있지만 불과 15만대를 판 기아 옌청 공장 실적이 평균을 다 깎아먹었다. 생산 거점 재편 목소리가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현대차·기아는 최근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쏟아지는 러브콜에 브랜드 이미지가 급상승하고 있다. 현대차 아이오닉5와 기아 EV6가 미국과 독일·영국 등 유럽의 유력 자동차 시상식에서 ‘올해의 차’를 잇따라 수상하며 기염을 토했고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에 대한 호평도 이어졌다. 지난해 미국에선 정통 강자 ‘혼다’를 35년만에 제치고 판매 5위에 오르기도 했다.

반면 중국과 러시아 시장에선 쓴 잔을 마시고 있다. 강력한 자국산업보호책을 쓰는 중국에선 판매량이 곤두박질 쳤고 공장을 매각하는 등의 방식으로 생산 효율화에 집중하고 있다. 6년전 연 179만대를 팔던 현대차·기아의 지난해 판매량은 지난해 합산 50만대 언저리에 머물렀다. 불확실성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추가 액션 자체가 쉽지 않을 거란 전문가들 평가가 나온다. 러시아 시장에선 현대차·기아가 수입차부문 1위를 차지하며 잘 나가고 있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변곡점을 맞았다. 현지 생산은 계속한다는 방침이지만 꽉 막힌 부품 수출에 사실상 ‘셧다운’ 상태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정 회장의 다음 행보는 신시장 개척이었다. 인도네시아에 전기차 교두보를 확보하며 동남아시장 공략에 불을 지핀다. 현지시각 16일 인도네시아 브카시 델타마스에서 열리는 15만대 규모 현대차 생산공장 준공식엔 정 회장과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모두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이 꽉 잡고 있는 동남아시장을 공략 할 신거점으로 주목 받는 이유는 LG와 손 잡고 현지에 짓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 공장간 시너지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전 세계 니켈 매장량의 20%를 보유하고 있고, 망간·코발트 등 각종 배터리 원료가 풍부해 2030년까지 ‘전기차 산업의 허브’가 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현대차가 인니 공장서 ‘아이오닉5’를 생산해 다소 전기차 개화가 늦는 필리핀·태국·베트남 시장 선점을 본격화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중국 판매량 회복에 답이 안 보이는 상황에서 인도네시아를 통한 동남아 공략은 그룹의 정체된 판매량을 끌어 올려줄 모멘텀이 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인니·태국·베트남·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인구는 6억명이 넘는다. 중국·인도 다음으로 큰 시장”이라면서 “일본차 점유율이 높지만 아직 전기차 판은 깔리지 않았기 때문에 서두른다면 선점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또 “인도네시아 국가 정책과 방향이 일치 할 뿐 아니라 안정적인 원료 공급, 인건비 절감까지 현지 공장을 통해 챙길 수 있는 잇점은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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