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충전기 갯수는 6만여 개
현대차, 새 플랫폼 E-CSP 출시
시스템 개방해 고객 편의 높여
충전업 중장기 성장 기반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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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자동차업계에선 정부의 2025년까지 전기차 누적 보급 113만대 목표 달성이 성공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불과 연 4만대(2020년 기준) 팔려나가던 국내 판매가 쏟아져 나오는 전기차 신차와 보조금 확대 정책을 타고 1년만에 10만대를 넘어 누적 23만대를 돌파했을 뿐 아니라 천정부지로 치솟는 기름값 여파에 예상을 뛰어 넘는 가파른 상승세가 점쳐지고 있어서다.
반면 같은기간 전국 충전기 보급 목표 51만7000기 달성은 미지수다. 2020년 기준 전국 충전기 갯수는 6만4188기이고, 개인 및 아파트용을 제외한 공용 충전기는 급속과 완속을 합쳐 총 3만5379기(2021년말 기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충전기 보급이 전기차 확산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소비자들 사이에서 터져 나온다.
최근 한 외신이 아이오닉5를 호평하며 “현대차는 전기차산업의 다크호스가 될 것”이라고 지목한 배경의 핵심은 초고속 충전 시스템이다. ‘가장 큰 기술적 쿠데타’라고 표현할 정도다. 단 18분 충전에 배터리 80%를 충전하고, 5분만 충전기를 꽂아놔도 100km를 주행할 수 있는 아이오닉5의 이 강력한 충전성능을 발휘하려면 오직 현대차그룹의 초고속 충전서비스 브랜드 ‘E-pit(이피트)’의 800V용 충전기에서만 가능하다. 반대로 E-pit이 없다면 뉴욕타임스가 극찬한 혁신적 시스템이 무용지물이란 의미다. 일각에선 홍보용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E-pit을 현재 전국 19개소, 110기를 설치해 운영 중이다. 올 1분기에만 국내서 1만5000대 가까이 팔려 나가고 있는 현대차 아이오닉5와 기아 EV6, 제네시스 GV60 판매량을 고려한다면 턱 없이 부족한 설비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4월 중 제주, 상반기 중 판교와 마포·광명에 충전소를 추가로 열겠다고 알렸고, E-pit에 ‘전기차 충전 서비스 플랫폼(E-CSP)’를 새롭게 입힌다고 어필했다. 설비의 고장률을 줄이는 한편 시스템을 다른 충전 사업자들에 개방해 소비자들이 다른 충전기에서도 편하게 멤버십 시스템을 누릴 수 있게 개선했다는 설명이다.
범국가적 충전소 인프라 구축은 현대차만의 힘으로는 불가능하다. 정부가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국전력과 환경부, 지자체를 총동원해 전국 휴게소 197개소에 초급속충전기를 설치하고, 민간충전사업자에 급속충전기 설치비용 50% 이내의 보조금을 지원하는 이유다. 차기 정부는 보조금을 대재적으로 확대해 전기차 자체의 보급을 늘리는 정책 보다는 충전 요금을 5년 동결하는 등의 방식으로 인프라를 개선하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 향후 자율주행으로 움직이는 무선충전로봇을 활용해 주차된 다수의 전기차를 충전한다거나, 국가 소유 충전기를 민간에 이양하는 등의 방안까지 생태계를 설계 하는데 다각도로 고민이 깊다.
수입차업체 BMW는 이날 한국전력과 손 잡고 차세대 전기차 충전서비스, ‘플러그 앤 차지’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플러그만 꼽아도 자동으로 차량을 인식해 충전하고, 또 결제하는 국제표준 기반 서비스다. 내년부터 국내 판매되는 BMW 전기차 모델에 적용되고, 한전은 타브랜드 전기차에도 서비스 할 예정이다. 충전 편의가 전기차 판매에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전문가들은 급속도로 늘어나는 전기차 오너들의 불편함이 한계에 이르기 전에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시각이다. E-pit에 대해선 특정 지역에 몇개만 존재한다면 홍보용으로만 활용 될 뿐 진정한 의미의 충전 인프라 확대로 볼 수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전기차 공급 속도가 수요를 채 쫓아가지 못하는 상황이지 않느냐. 대기 물량만 해를 넘길 정도로 쌓여 있다”면서 “하지만 충전소를 충분히 설치하지 못하면서 차량만 도로 위에 풀어놓는다면 충전 대란이 발생할 수 있고, 결과적으로 전기차 보급 열기가 급격히 식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다만 현대차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SK 등 주요 에너지기업들이 기존 주유소 부지에 전기차 충전설비를 설치할 수 있게 정부가 더 규제를 풀고 또 수익이 날 수 있게 공격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