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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범 칼럼] 이틀간 한·미연합연습, 국익 지키는 48시간

[전인범 칼럼] 이틀간 한·미연합연습, 국익 지키는 48시간

기사승인 2022. 04. 18.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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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특전사령관
전 유엔사 군정위 수석대표
현 특수·지상작전 연구회 고문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전 유엔사 군정위 수석대표
2022년 전반기 한·미연합연습이 진행된다. 우리는 그동안 남북 간의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서 봄에 실시하던 키리졸브·폴이글 연습과 가을에 실시하던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을 2018년부터 중단시켰다. 이후 정부에서는 한발 더 나아가 모든 연합훈련을 제한했고 코로나로 인하여 더욱 제한된 연합연습만이 실시되어 지금은 이름조차 없다.

한·미연합연습은 순수하게 방어적인 연습이다. 선제공격을 계획하거나 실시하지 않는다. 심지어는 생각하는 것조차 금기시되어 있어 많은 한국군 장교들이 불만을 갖기도 했다. 또한 외국군 옵저버들도 한·미연합연습이 방어적인 훈련임을 확인하고 있다.

그럼에도 북한에서는 우리가 북침계획을 준비 중이라고 호들갑을 떨기 일쑤다. 그래서 우리는 북한에 사전에 연합연습을 한다고 통보하고 심지어는 한번 와서 보라고 초대도 한다. 북한은 우리의 초대장을 열어 보지도 않는 경우가 많다.

본 연습에서는 위기관리에 실패하여 북한이 전쟁을 일으켜서 공격을 해 오는 경우 공격을 흡수하고 반격에 나서는 과정을 통하여 한·미 지휘관과 참모들을 교육시킨다. 이러한 교육은 한반도에 있는 한·미 지휘관과 참모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있는 미군의 부대와 미국 정부기관이 참여한다. 이뿐만 아니라 영국, 호주, 캐나다와 뉴질랜드 등 6·25 전쟁 참전국 역시 직간접적으로 참여한다.

또한 우리 정부도 을지연습을 실시하여 전시 동원계획인 충무계획을 적용하고 연습하고 있다. 일반인들은 군인들이 실제 움직이고 보이는 상륙작전이나 미국의 전략폭격기 비행 그리고 항모전단에 주목하지만 이는 부차적인 훈련일 뿐이다.

중요한 것은 지휘관·참모 훈련이다. 그런데 이 지휘관·참모 중에서 제일 중요한 한국군의 국군통수권자와 참모들은 이 연습을 등한시한다. 과거 1980년대까지는 벙커로 이동하여 숙박을 하면서 참가했지만 그 이후 훈련 기간인 2주 동안 한 시간 정도 회의에 참가하거나 혹은 아예 나타나지도 않는다.

이 연습을 통하여 방어태세(데프콘)의 변경, 동원령과 계엄령 선포 그리고 그 밖의 중요한 문제가 논의되는 단계가 있다. 미국은 전직 관료들이 미국의 대통령과 심지어는 한반도 주변국을 묘사해 준다.

이에 못잖게 중요한 것이 한국 정부부처의 참여이다. 연습기간 중에는 '기관 간 협조(Interagency coordination)'를 진행한다. 한·미 정부 부처들 간의 협의로 미국을 비롯한 각국 대사관, 주한 외국기관 중 주요기관이 참가한다. 이 협의체를 통해서 군사작전을 기획하고 우리의 입장을 전달하고 반영한다.

예컨대 북한이 문화재를 군사시설로 사용하는 경우 폭격할 것인가 또는 많은 부상자 처리는 어떻게 하는 것이 효율적인가 등이다. 우리 정부에게는 아무리 오라고 해도 이런 협의체에 대부분의 부처가 참석하지 않는다. 혹시 참석하는 경우에도 말단 직원이 떠밀려서 오거나 영어를 못 알아 듣는 경우가 많아서 참석의 의미가 퇴색되기도 한다.

북한의 핵무장이 현실이 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미연합연습의 재개는 국가 안보상으로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실제로 한·미연합훈련이 재개된다면, 우리나라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직접 참여했으면 좋겠다. 우리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것은 국가의 가장 중요한 존재 이유인 만큼 이런 연습에 1년에 이틀 정도는 투자했으면 좋겠다.

※본란의 칼럼은 본지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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