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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북한의 근본이익과 비핵화

[칼럼] 북한의 근본이익과 비핵화

기사승인 2022. 05. 1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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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흥석 글로벌국방연구포럼 사무총장·국민대 겸임교수
이흥석 글로벌국방연구포럼 사무총장
이흥석 글로벌국방연구포럼 사무총장·국민대 겸임교수
윤석열정부는 외교안보분야 국정목표로 자유·평화·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국가를 표방하면서, 국정과제로 남북관계를 정상화하고 평화의 한반도를 만들기 위해 북한 비핵화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북한 비핵화는 단순히 남북의 문제가 아니라 미·중·러·일 등 주변 4대국과 함께 풀어가야 하는 역내 안보현안이다. 하지만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환경은 미·중간 전략적 경쟁이 첨예화되면서 북한의 공세적 행보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중심으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블록과 중국과 북한을 중심으로 러시아를 지원하는 권위주의체제가 대결하는 신냉전의 형국으로 가고 있다.

북한은 올해 들어 미사일을 총 14차례 발사하면서 지난해 8차 당대회에서 발표한 국방과학발전 5개년 계획에서 밝힌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극초음속미사일 등 새로운 전략무기 개발을 추진하는 로드맵을 계속하고 있다. 특히 우려되는 것은 김정은이 4월 25일 인민혁명군 90주년 열병식에서 핵 선제공격을 공식화 한 것이다. 북한이 2013년 4월 자위적 핵보유국 지위에 대한 법령에서 밝혔던 거부와 보복중심의 억제전략에서 선제공격 중심의 공세적 핵전략으로 전환한 것이다. 김정은이 ‘근본이익’이라는 전략적 모호성을 언급한 것은 핵 사용 가능성의 임계점을 낮은 수준으로 재설정해 윤석열정부를 압박하면서 남북관계 주도권을 도모하고, 근본이익을 명분으로 대남 강압의 수단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데이비드 론펠트는 권위주의적인 지도자는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고 권력욕구가 커서 스스로 운명을 결정할 수 있다는 자만심으로 가득 차 있다고 설명한다. 김정은이 집권 10년 차를 맞아 김정은주의와 인민대중제일주의를 내세우며 수령의 반열에 올랐고, 핵미사일 능력에 편향돼 자의적 의사결정을 할 수 도 있다. 또 김정은이 우크라이나를 반면교사 삼아 핵에 대한 믿음을 높이면서 비핵화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이처럼 한반도를 둘러싼 엄중한 안보환경에도 불구하고 북한 비핵화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안보 현안이다. 우선적으로 점증하는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연합방위태세를 공고히 하는 가운데 한·미간 긴밀한 조율하에 비핵화 로드맵을 만들면서, 과거 비핵화협상을 복기해 그 교훈을 반영해야 한다. 비핵화 협상은 북한의 핵위기 촉발로 시작해 협상과 합의 타결, 그리고 합의가 붕괴되는 과정을 반복했다. 그 이유는 북·미간 신뢰의 부족과 합의에 대한 이해관계의 충돌, 오랜 기간 누적된 적대감에 기인한다. 로드맵은 과거 교훈을 기반으로 원칙과 일관성에 기초한 상호주의적 단계별 조치와 지원이 포함돼야 한다.

특히 북한체제의 취약점인 경제상황을 전략적 레버리지로 활용해야 한다. 북한은 지난해 제8차 당대회에서 경제성과가 미진한 것을 인정하며 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제시하고 지난해에만 4차례 전원회의를 열어 경제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코로나 등 3중고와 경제 인프라가 약해 제대로 된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북한의 경제 저성장을 방치할 경우 대중국 의존이 심화돼 우리의 대북 영향력이 약화되면서 결국 비핵화 문제는 표류하고 중국의 대한반도 영향력이 제고될 가능성이 있다.

병행해 중·러의 건설적 역할을 견인하는 혜안도 필요하다. 특히 중국의 역할은 중요하다. 중국은 6자회담 참가국이며 북한이 10여 차례 유엔제재에도 불구하고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동인 중 하나는 중국의 정치경제적 지원이다. 중국으로 하여금 북한의 비핵화를 추진하는 동력을 견인하면서 공세적 행보를 자제하도록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은 역내 안정에 중요하므로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위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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