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취재후일담] 1분기 ‘고액배당’으로 절반의 약속 지킨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취재후일담] 1분기 ‘고액배당’으로 절반의 약속 지킨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기사승인 2022. 05. 13. 16:51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포스코홀딩스 출범식-깃발
포스코홀딩스가 13일 분기배당을 결정하고, 주당배당금을 4000원으로 확정했다. 사진은 지난 3월 포스코홀딩스 출범식. /제공=포스코그룹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고액배당으로 주주환원에 시동을 걸었습니다.. 올해 1분기 배당금은 주당 4000원으로 결정했습니다. 최근 5년간의 1분기 배당금 중 가장 많은 수준이죠. 배당금을 높이는 이유는 앞서 최 회장이 주주들과 했던 약속 때문입니다. 최 회장은 앞서 지주사 전환에 반대하는 주주들에게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여러 환원책을 실시하겠다며 설득에 나섰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포스코홀딩스는 연내 자사주 소각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시장에서도 주주환원이 강화되면 포스코홀딩스 주가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다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는 약속의 ‘절반’만 지킨 셈입니다. 배당성향은 전년 대비 낮아졌기 때문이죠. 당기순이익 증가폭에 비해 배당금 증가 폭은 작았던 겁니다. 1분기 배당성향은 약 16% 수준입니다. 포스코홀딩스가 중기 배당정책으로 예고했던 ‘배당성향 30%’와는 격차가 더 벌어졌습니다.

13일 포스코홀딩스는 현금 배당 결정 공시를 통해 1분기에 주당 4000원의 배당금을 확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1분기 배당금만 놓고 봤을 때 최근 5년 중 가장 큰 금액입니다. 2018년 1분기에는 1500원, 2019년 2000원, 2020년 1500원, 2021년 3000원을 각각 배당했었습니다.

포스코는 공기업으로 출발해 국민들의 공모로 상장한 대표적 ‘국민주’입니다. 그만큼 높은 배당률을 유지해오기도 했죠. 그런데 여기에 올해는 배당금 상향 기대감이 더 높아졌습니다. 포스코가 지주회사로 전환하고, 철강 사업회사로 분할하는 결정을 하면서 주가 하락을 우려하는 주주들에게 “주주 환원을 강화할 것”이라고 약속했기 때문이죠.

특히 최정우 회장이 중기 배당정책을 통해 배당성향을 3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히면서 기대감은 더욱 커졌습니다. 그러나 이번 분기배당을 들여다보면 배당금은 늘었지만, 당기순이익 증가폭에 비해서는 훨씬 낮았습니다. 포스코홀딩스는 1분기에 당기순익 1조9000억원을 벌었습니다. 이중 배당금으로 주주들에게 돌려준 금액이 총 3034억, 결국 배당성향은 약 16% 수준에 불과합니다.

포스코홀딩스 측은 여전히 국내 기업 중에서 배당지급액이 높은 수준이라고 말합니다.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올해도 지난해와 같이 연간 만원 이상 배당을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신성장 사업 투자에 많은 재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주주들의 이해를 구하며 적절히 배당을 해나갈 예정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여기에 올해는 자사주 소각도 예정돼있습니다.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도 포스코홀딩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연내 자사주 소각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습니다. 발행 주식수를 줄여 주가 부양 효과를 얻기 위해서죠. 자사주 소각은 이익잉여금을 활용 해야 하는 만큼 하반기 배당 여력이 줄어들 수도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주주가치 제고전략을 확실하게 실행해야 주가 부양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포스코홀딩스가 지주회사로 전환했지만 여전히 철강 자회사의 비중이 막대하고, 비철강 자회사는 이익을 내기보단 투자가 필요한 단계이라 모회사에 가치가 반영되기까지도 많은 시일이 소요될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특히 자회사 중에서도 미래 성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 포스코케미칼은 이미 상장사라, 포스코홀딩스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아직 최정우 회장이 약속했던 ‘주주가치 제고’를 달성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입니다. 그렇지만 포스코는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꾸준히 배당을 하면서 ‘국민주’로서의 명분을 지켰습니다. 명분에 걸맞게, 착실한 주주환원책 적용으로 시장·주주들과 했던 약속을 이행해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