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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성 칼럼] 자주국방의 필요와 조건

[이효성 칼럼] 자주국방의 필요와 조건

기사승인 2022. 05. 15.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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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성 본지 자문위원장_전 방송통신위원장2
아시아투데이 주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자주국방의 필요불가결성을 일깨운다. 사실 이미 오래전부터 우리의 상황과 지정학으로 인해 자주 국방은 우리의 절대 명령이었다. 북한은 과거에는 남한을 공산화하고자 침략전쟁을 일으켰고 근래에는 핵무기와 각종 미사일 개발에 모든 국력을 쏟고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핵무기로 우리에게 은근한 협박까지 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제압이 여의치 않자 러시아도 핵무기 사용을 암시하고 있다.

게다가 북한의 남침을 도와 남북통일을 막았던 중국은 역사와 문화 왜곡, 전랑외교, 경제보복 등으로 우리에게 갑질을 해대며 우리의 주권을 침해하고 있다. 과거 왜구의 침략과 일제의 식민 지배와 수탈로 우리에게 피해만 안겨주던 일본은 진심 어린 사과는커녕 고대사뿐만 아니라 현대사까지 왜곡하여 그들의 식민지배가 우리의 근대화에 기여했다고 견강부회하고, 무역전쟁으로 우리를 굴복시키려 하는 데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핑계로 군비를 대폭 늘리려 하고 있다.

다행히 그동안 우리는 안보를 미국에 의존하던 데서 탈피하여 자주국방의 틀로 나아가고 있다. 우리는 러시아와의 불곰사업을 벌이고, 방산비리를 없애고, 국방예산을 대폭 늘리고, 미사일· 잠수함·전투기를 비롯한 각종 첨단무기들을 개발해오고 있다. 이제 우리의 군사력은 세계 6위의 서열에 올라있다. 그렇다고 우리의 국방력이 충분하다고는 할 수 없다. 중국과 러시아는 물론 북한도 핵무기를 가지고 있고, 중국, 러시아, 일본은 재래식 군사력에서도 우리보다 앞서기 때문이다.

영원한 친구도 적도 없고 오직 힘과 실리만이 존재하는 냉혹한 국제관계에서 독립과 주권과 자유를 지키려면 그것을 지킬 자체 국방력이 필요하다. 우리 역사는 국방은 결코 외국에 의존할 수 없고 의존해서도 안 된다는 뼈저린 교훈을 준다. 자주국방은 자신의 힘으로 나라를 지키겠다는 자주적인 자세와 함께 그 자세를 뒷받침할 힘을 가져야 함을 뜻한다. 그 힘은 곧 자체적으로 생산한 우수한 무기와 그 운용능력이 핵심이다.

그럼에도 우리에게는 아직도 국방을 미국에 의존하려는 이들이 있다. 그들은 전시작전권을 미국에 맡겨야 한다고 말한다. 그들이 대체로 북한과 더 대결적인 자세를 취하는 보수 세력인 것은 역설적이다. 말할 것도 없이, 우리는 미국과의 동맹을 강화하고 유지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의 안보를 미국에만 의존할 수는 없다. 미국은 한국전쟁에서 현상유지를 하려 했기에 이승만 전 대통령은 휴전안에 끝내 서명하지 않았다. 미군은 월남과 아프가니스탄에서 상황이 불리해지자 철수했다. 임진왜란 시 조선에 지원군으로 출병한 명군은 심한 행패를 부리고 왜군을 물리치려 하기보다는 그들과 적당한 선에서 타협하고 조선을 분할하려 했다.

미국 무기에 의존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물론 우리가 생산할 수 없는 첨단무기는 구매해야겠으나 미국은 동맹에게도 최첨단 무기는 잘 팔지 않고 파는 경우에는 흔히 핵심기능은 제외시킨다. 게다가 과도하게 책정된 가격에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정비·수리·업그레이드 비용의 요구, 수개월에서 수년을 요하는 정비 및 수리 기간으로 그 동안 그 무기를 쓸 수 없는 문제가 따른다. 따라서 중요한 첨단무기일수록 우리 스스로 생산할 수 있어야 비용, 기술 향상, 수출에서 유리하고 무기운영에도 허점이 생기지 않는다.

다행히 우리는 제조업에서 세계 수위를 달리고 있다. 우리의 철강, 조선, 가전 등의 제조업 능력과 반도체 및 IT 기술을 접목하면 우리는 고품질 첨단무기를 생산할 수 있다. 실제로 우리는 자주포, 장갑차, 전차, 각종 미사일, 어뢰, 잠수함, 고등 훈련기, 최신 전투기 생산능력이 있고 그 성능이 우수하여 수출도 늘고 있다. 앞으로 시급히 핵잠수함도 개발·보유해야 하고, 국민적 합의와 미국과의 협의를 통해 북한과 주변 강대국에 대한 핵 억제력을 갖는 문제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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