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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기아, PBV로 어떤 미래 그리나… 2030년 1등 공언 실현될까

[취재후일담] 기아, PBV로 어떤 미래 그리나… 2030년 1등 공언 실현될까

기사승인 2022. 05. 1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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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기아 PBV 라인업 콘셉트카 (1)
기아 PBV 라인업 콘셉트카. /제공 = 기아
“글로벌 1등 공언하는 게 어디 쉬운 일입니까. 먼저 시작해서 대량 양산체제까지 갖추면 그 시점에 1등 할 수 있을 거란 자신감이 있을 겁니다. 그야말로 ‘퍼스트 무버’인 거죠.”

기아가 2025년까지 ‘기아 오토랜드 화성’에 국내 첫 PBV 전기차 전용공장 설립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약 2만평 부지에 수천억원을 투입해 연산 10만대, 장기적으로 15만대 규모 생산설비를 갖춘다는 게 골자입니다. 송호성 사장은 “2030년 연간 100만대 PBV를 판매해 글로벌 ‘넘버원’이 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업계에선 기아가 얼마나 빨리 움직이고 있는 지 주목해야 한다고 합니다. 국내에선 자율주행 TaaS 기업 ‘코드42’, 군 특장업체 ‘코비코’와 만나고 해외에선 영국의 상업용 전기차 전문 업체 ‘어라이벌’, 미국의 전기차 모듈업체 ‘카누’ 등과 줄줄이 손 잡았습니다. 국내를 비롯해 싱가포르 등 동남아 시장에서 실증에 나서면서 이제 대량 양산 체제까지 국내에 갖추고 있는 겁니다.

PBV는 배터리와 구동륜으로 구성된 스케이트보드 형태의 플랫폼에, 용도에 따라 다양한 형태와 기능으로 변하는 본체를 결합한 자율주행 지상 모빌리티입니다. 이동수단이자 주택이나 사무실, 상점의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는 셈입니다. PBV의 핵심은 자율주행과 전기차 입니다. 차량이 자율주행을 시작하면 단순히 이동수단이 아닌 거주 공간 개념으로 확장됩니다. 이동하며 영화를 보거나 업무를 볼 수도 있고, 잠을 잘 수도 있습니다. 도착하면 하나의 상점이 될 수도 있고 회의실이 될 수도 있습니다. 산업혁명이라 부를 수 있을 수준의 변화입니다.

전기차가 주는 의미는 공간의 최적화 입니다. 배터리를 바닥에 깔아 스케이트보드 형태로 바닥이 다지면 그 위로는 어떤 형태로든 맞춤형 제작이 가능합니다. 이 스케이트보드형태의 플랫폼을 대량 생산하기 때문에 소비자과 요구하는 다품종 소량생산 물량을 규모의 경제로 연결할 수 있다는 계산 입니다. 여기에 자율주행까지 이어지면 운전석의 의미까지 희석 됩니다. 거주공간이 온전히 목적에 맞춘 디자인으로 설치하고 최적화 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물론 이 공간에서 즐기는 모든 컨텐츠는 배터리에서 공급하는 전기로 이뤄질 겁니다.

최근 ‘아마존카’라고 불리며 주가가 급등락 한 미국의 전기차업체 ‘리비안’이 있습니다. 아마존이 지분 약 20%를 사들이고 배송에 쓸 픽업트럭 10만대를 선주문 하면서 상장과 동시에 주가가 치솟았습니다. 이후 경쟁적인 전기차 모델들이 쏟아지며 주가도 크게 하락했지만 물류시장의 전동화를 이 사회가 얼마나 큰 시장으로 보고 있는 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습니다.

기아가 국내를 비롯해 동남아 등에서 PBV 실증을 거치며 그 상품성을 인정 받는 과정을 성공적으로 완수한다면 가장 앞선 OEM, 아니 ODM 경쟁력을 갖추게 되는 거죠. 투자 리스크를 감내하기 싫은 무수한 기업들이 맞춤형 자동차를 의뢰 할 겁니다.

PBV 배송 차량은 이제 어떤 상품을 취급하는 지에 따라 더 많은 물량을, 더 안전하고 편하게 싣고 내릴 수 있게 될 겁니다. 이동 시간 내내 어떤 즐길거리가 있을까요. ‘디즈니카’, ‘넷플릭스카’를 이용한 영화관 테마의 PBV는 어떨까요. 아니면 자사 전자제품으로 가득 채운 체험 공간도 재밌을 것 같습니다. ‘삼성 카’, ‘SK 카’ ,‘LG카’도 가능해지는 거죠. 만약 그때까지 ‘애플카’나 ‘구글카’ 사업이 구체화 되지 않는다면, 기아에 맡겨볼만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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